제조산업에서도 클라우드의 활용에 대한 관심과 시도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연한 IT 인프라를 제공하는 클라우드의 보편적인 이점에 더해, 제조분야에서는 제품의 개발을 위한 핵심 프로세스인 R&D에 초점을 맞추고 디지털 트윈, 자동화, 보안 등이 이슈로 여겨지고 있다.
AWS(아마존웹서비스), 리스케일,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는 지난 4월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클라우드 기반의 R&D 혁신’ 세미나를 통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디지털 R&D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트렌드와 활용방안을 폭넓게 소개했다. ■ 정수진 편집장
제조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IT 인프라
기업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기대수명’이 갈 수록 짧아지고 있다. 기업의 기대수명을 늘리고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이며, 변화를 위해서는 사람에 의존하는 업무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또한, 생산·판매·구매·개발 등 복잡한 기업의 IT 구성요소가 한데 묶여 있는 경우에는 일부 요소만 개선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IT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AWS(가 바라보는 미래의 IT 아키텍처는 각각의 서비스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서로 통신하는 구조이다. 이런 아키텍처에서는 다른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고 특정한 서비스만 바꾸거나 확장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IT뿐 아니라 R&D 프로세스 역시 빠른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모듈 또는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를 갖춰야 한다. 작은 단위의 기술이 모인 플랫폼을 통해 R&D 결과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반복되는 작업은 관리 서비스로 만들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AWS의 시각이다.
▲ AWS는 기업의 IT 및 R&D 아키텍처가 요구사항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서는 확장하는 데에 제약이 없는 IT 인프라와 핵심 기술을 모은 기술 플랫폼 그리고 관리 서비스가 필요하다. AWS는 투자에 대한 부담과 IT 리소스의 제약을 덜고, 반복작업의 효율을 높이면서, IT 인프라에 대한 관리 대신 R&D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CAD와 CAE 등의 작업을 위한 AWS의 클라우드 HPC(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는 리소스의 확장이나 축소가 쉽기 때문에, 한정된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인한 대기열이나 속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클릭 몇 번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R&D 인프라를 만들고, 다양한 신기술을 빠르게 접목할 수도 있다. 또한, 다양한 백본 기술 및 2D/3D 스트리밍 기술도 제공한다.
AWS의 DCV(Desktop Cloud Visualization)는 재택근무 등의 환경에서 CAD나 CAE 같은 고사양의 그래픽 작업을 할 수 있는 원격 데스크톱 프로토콜이다. 화면의 스트리밍을 위해 암호화된 픽셀 데이터만 전송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로 전달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줄이면서 보안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윈도우와 리눅스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접속할 수 있다. AWS는 DCV와 HPC를 결합하면 시뮬레이션의 전처리나 후처리를 시각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R&D에서도 확산되는 클라우드 활용
다른 IT 분야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최근 R&D 영역에서도 클라우드의 활용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CAD·CAE·CAM 등을 한데 묶고 커뮤니케이션 및 공유하는 방법론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가 가진 이점이 점차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업의 프로세스와 조직 등의 요인이나 지연속도와 보안 등 기술 이슈때문에 한 번에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리스케일은 대량의 데이터를 모으고 가공하는 ‘빅데이터’와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를 발견하는 ‘빅컴퓨트(big compute)’가 클라우드의 주요한 활용분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5년간 HPC 워크로드의 75%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구동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여러 분야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HPC를 빅컴퓨트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는 복잡한 마이그레이션이 필요없다는 점이 HPC에 적합하고, 빠르게 셋업한 직후부터 실질적인 R&D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꼽힌다.
▲ 리스케일은 클라우드 기반의 R&D가 표준화된 워크플로와 지능형 자동화를 구현하는 데에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빅컴퓨트에 있어서 제조기업의 주요한 고민은 기업이 갖고 있는 리소스에 맞춰서 R&D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는 데에서 나온다. 신제품의 출시 속도가 빨라지면서 R&D에서도 더욱 빠른 연구개발이 필요해졌는데, 하드웨어 사양이나 소프트웨어 버전때문에 업무 속도가 느리거나, 대기시간이 길거나, 소프트웨어의 라이선스가 부족하다는 불편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물리적으로 나눠진 리소스를 통합 관리하고 모니터링하기가 어렵고, HPC의 보안 및 규정준수·비용관리를 위해서 많은 노력이 드는 것도 어려운 부분으로 꼽힌다.
리스케일은 CAE, 시뮬레이션, 데이터 학습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HPC 플랫폼을 연결하는 서비스 및 솔루션 패키지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한다. 컴퓨팅 기반 혁신을 통해 사용자의 워크플로를 표준화하고, 지능형 자동화를 구축해 디지털 R&D 환경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서 제조기업이 제품 품질을 혁신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리스케일의 설명이다.
클라우드와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시너지
최근의 제품은 작고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 이에 따른 제품과 공정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높은 정밀도와 신뢰도를 갖춘 시뮬레이션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가 주목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요구사항은 ▲시뮬레이션 워크플로를 쉽고 이해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용 환경 ▲시뮬레이션 업무에 맞춘 유연한 리소스 편성 및 활용 ▲인프라뿐 아니라 시뮬레이션 솔루션의 비용을 스마트하게 운영할 수 있는 라이선스 체계 ▲고품질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의 효율적인 활용 등이다.
▲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는 시뮬레이션의 역할이 설계 검증에서 최적 설계의 탐색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CFD(전산유체역학)는 다른 CAE 분야와 비교해도 많은 양의 컴퓨팅 리소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클라우드의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한편으로, CAE의 활용 영역이 이미 완료된 설계를 검증하는 것에서 나아가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최적의 설계를 찾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컴퓨팅 리소스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한 병렬 계산의 효율이 높을 수록 물리 현상을 실제에 가깝게 모사하면서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의 심센터 STAR-CCM+(Simcenter STAR-CCM+)는 CFD를 중심으로 다중물리 역학 모델을 통합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이다. 자동화 프로세스를 쉽게 구축하고, 대규모의 병렬 연산 전과정을 원클릭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히즈(HEEDS)나 팀센터(Teamcenter) 등 지멘스의 솔루션과 연계해 최적화 프로세스 및 데이터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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