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윈도] 2026 CAD 업계, AI 기능의 편입과 변화
주요 CAD 벤더들이 최근 들어 일제히 AI 기능을 정식 제품에 통합하고 있다. 그동안 프리뷰나 베타 단계에 머물러 있던 기능들이 잇따라 정식 출시되면서, 업계에서는 AI가 더 이상 CAD의 부가 기능이 아니라 표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요 캐드 벤더의 최근 행보를 정리했다.
캐드 벤더 AI 동향(이미지 제작: 챗GPT)
1. 업계 공통 흐름: 3가지 핵심 AI 기능
(1) 제품 지원 챗봇
사용 설명서와 지원 문서를 학습한 AI 챗봇은 이미 여러 CAD 프로그램에 자리 잡았다. Onshape의 'AI Advisor', 지멘스 Solid Edge·NX의 'Design Copilot', 오토데스크의 'Autodesk Assistant', 다쏘시스템 3DEXPERIENCE의 가상 도우미 'Aura', 트림블 스케치업의 'AI Assistant'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대형언어모델(LLM)을 자사 지원 문서에 맞춰 튜닝하는 방식이라 구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확산 배경으로 꼽힌다.
② 도면 자동 생성
3D 모델을 2D 도면으로 변환하는 반복 작업에도 AI가 적용되고 있다. 오토데스크 Fusion의 'Automated Drawings'는 템플릿과 AI 모델을 결합해 표준 체결 부품(볼트·너트 등)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도면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작업 시간을 줄인다. 지멘스는 Solid Edge(현 Designcenter Solid Edge)에서 최소한의 입력만으로 도면 뷰의 최대 80%까지 자동 생성하는 기능을 공개했으며, 다쏘시스템 역시 SOLIDWORKS에 유사 기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③ 생성형 렌더링
장면의 조명·재질을 수동으로 세팅하지 않고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사실적인 렌더링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이다. 트림블 스케치업이 'SketchUp AI Render'로 이 기능을 상용화했고, 오토데스크와 다쏘시스템도 각각 Fusion과 SOLIDWORKS에 관련 기능을 시연·예고한 상태다.
2. 벤더사들의 AI 관련 주요 동향
(1) 오토데스크: Fusion·Inventor 전방위 AI 확장
오토데스크는 'Autodesk Assistant'라는 단일 브랜드로 Fusion, Inventor, Moldflow, Vault 등 제품 디자인·제조(PD&M) 포트폴리오 전반에 AI를 확산시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회사 측은 프런티어 모델과 자체적으로 구축한 3D 설계 특화 모델을 결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Fusion에서는 자연어 명령으로 Fusion API 전체 기능에 접근할 수 있는 '프롬프트-투-API' 방식이 도입됐고, 이미지 생성(렌더링) 기능도 상용 구독자 기준 월 20회까지 제공된다. 4월에는 Fusion 관련 데이터를 조회·관리할 수 있는 'Autodesk Fusion Data MCP' 서버가 공개돼 Claude Desktop, VS Code 등 외부 AI 도구와의 연동이 가능해졌다. 같은 달 Anthropic은 오토데스크, 블렌더, 어도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Fusion용 MCP 커넥터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자연어 입력만으로 형상을 생성하는 'Text-to-CAD' 워크플로가 구현된다.
3월에는 인벤터 2027이 출시되며 'Autodesk Assistant'가 테크 프리뷰 형태로 처음 도입됐다. 작업 화면 옆에 도킹되는 패널을 통해 자연어로 모델 정보를 조회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Model Context Protocol(MCP)을 기반으로 실제 모델 구조와 속성에 근거한 응답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5월 기준으로 파라미터 업데이트, iProperty 편집, 컴포넌트 상태(가시성·억제 등) 변경 등 비형상 데이터 작업까지는 지원하지만, 3D 형상 자체를 직접 생성하거나 수정하는 기능은 아직 제공되지 않아 어시스턴트가 "이해와 분석"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인벤터에는 이와 별개로 위상 최적화 기반의 'Shape Generator'가 이미 정식 기능으로 자리 잡았고, iLogic 자동화도 이번 릴리스에서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시각적 프로그래밍인 'iLogic Codeblocks'로 확장돼 코드 작성 없이도 자동화 로직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2) 다쏘시스템: '생성 경제'를 표방한 SOLIDWORKS 2026
다쏘시스템은 지난해 11월 SOLIDWORKS 2026을 출시하며 '생성 경제(Generative Economy)'라는 슬로건 아래 AI 기반 설계·협업·데이터관리 기능을 대거 반영했다. 도면 작성과 상세 작업을 가속하는 생성형 AI 기능, 볼트·너트 등 표준 체결 부품을 자동으로 인식해 조립하는 기능, 커뮤니티 게시글·위키·Q&A에서 인사이트를 추출해 답변을 제공하는 가상 도우미 'Aura'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지난 2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EXPERIENCE World 2026'에서는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제조, 거버넌스에 이르는 제품 전 주기에 걸친 AI 적용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3) PTC: Creo 13에 AI 어시스턴트 3단계 도입
PTC는 지난 6월 Creo 13과 SaaS 버전 Creo+ 13.3을 발표하며 'Creo AI Assistant'를 공식화했다. 어시스턴트는 세 단계로 구성된다. 모든 사용자에게 기본 제공되는 'Advise'는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해 모범 사례와 공식 문서 기반의 설계 가이드를 제공하고, 별도 확장팩 형태인 'Assist'(베타)는 3D 모델을 직접 분석해 설계 결함을 조기에 발견하고 규정 준수 여부를 검증하며, 'Automate'(알파)는 CAD 형상을 이해해 설계를 생성·수정·최적화하는 수준까지 나아간다. PTC는 AI 어시스턴트 도입으로 특정 개인에게 집중돼 있던 노하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이번 도입의 의미로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16년 출시 이후 꾸준히 고도화돼 온 생성형 위상 최적화(GTO)·클라우드 기반 생성설계 확장팩(GDX) 등 기존 생성설계 도구도 이번 릴리스에서 어셈블리 단위 최적화와 멀티피직스 해석 범위 확장이 이뤄졌다. PLM 솔루션 윈칠(Windchill)과의 연계를 통해 AI가 제안한 설계 대안에도 기존과 동일한 변경 이력·버전 관리가 적용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4) 종합: AI, 도구에서 워크플로 파트너로
세 벤더의 행보를 종합하면 공통된 방향성이 보인다. 첫째, AI 챗봇은 이제 기본 지원 기능을 넘어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둘째, MCP(Model Context Protocol) 같은 개방형 표준을 통해 CAD 소프트웨어와 외부 AI 모델(Claude 등)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셋째, 아직까지 AI가 형상을 자유롭게 생성·수정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벤더가 "AI는 제안하고 최종 판단은 엔지니어가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국내 CAD 사용자와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AI 어시스턴트가 아직 베타·프리뷰 단계인 경우가 많은 만큼, 정식 반영 시점과 국내 라이선스 정책을 함께 확인해 도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3. 보급형·대안 CAD 벤더 AI 동향
대안캐드 벤더 AI 동향(이미지 제작: 챗GPT)
오토캐드 호환 보급형 CAD 진영에서도 AI를 앞세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이 진영은 대형 벤더와 달리 LLM 기반 대화형 어시스턴트보다는 반복 작업 자동화에 'AI'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 실제 기능 수준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1) CADiAN(캐디안)
국내 개발 CAD인 캐디안은 지난 해 11월 'CADian 2026'을 출시하며 스마트 치수, 중심선 자동 생성, 상세도 작성기 등 반복 작업 자동화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별개로 도면 이미지·DWG 파일 내 객체를 AI가 자동 탐지해 도면을 재구성하고 BOM을 자동 산출하는 'AI-CE(AI-Cost Estimation)', 전통 목조 건축물을 AI로 가상 복원하는 'TWArch' 등 특화 AI 솔루션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올해 4월에는 AI-CE와 경량 2D 솔루션 'CADian 2026 Classic'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2026년 초에는 AI 기반 PDF 문자 자동 인식, AI 기반 도움말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2) GstarCAD
Gstarsoft는 지난 6월 ‘Faster by Core, Smarter by AI’를 슬로건으로 내건 GstarCAD 2027을 출시했다. 이번 버전은 재생성·줌·이동 등 주요 명령 속도를 10% 이상, GPU 가속 성능을 최대 80% 이상 끌어올리는 등 엔진 성능 개선이 핵심이며, 동적 블록 파라메트릭 구속조건·중심선 자동 생성 같은 실무 기능도 추가됐다. 또한 Gstarsoft는 지난 6월 CAD·BIM·클라우드·AI를 아우르는 신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자연어로 설계 생성·작업 자동화·엔지니어링 지식 검색을 지원하는 'AI Assistant'와 이미지 기반 도면을 편집 가능한 CAD 객체로 변환하는 'AI ScanToCAD'를 새롭게 선보였다. 건축 특화 제품인 GstarBIM 2027에도 AI 지원 시각화 기능이 추가됐다.
(3) ZWCAD
지난 해 출시된 ZWCAD 2026은 '스마트 매치'(회전·크기 변형된 동일·유사 객체 일괄 수정), '유사 검색'(외부 도면에서 유사 블록·객체 검색), 자체 개발 구속조건 엔진 기반의 파라메트릭 설계 기능을 'AI 기반 자동화'로 소개했다. 이후 공개된 ZWCAD 2027 베타에는 3D 모델을 사실적으로 렌더링하는 기능과 RVT 파일 가져오기 개선 등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4. AI로 인한 변화와 혜택
AI의 적용으로 캐드 업계와 작업 방식의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이러한 변화가 실제 사용자와 기업에 가져올 혜택도 짚어볼 만하다.
■ 반복 업무 감소 : PTC는 파라미터 정의, 문서화 등 반복 작업을 AI가 자동화해 수작업 부담을 30~5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엔지니어는 그만큼 시스템 설계·시뮬레이션 같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 진입장벽 완화 : SOLIDWORKS의 AI 시뮬레이션 어드바이저처럼 해석 조건 설정을 AI가 보조하면서, 비전문 인력도 정밀 시뮬레이션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 협업 오류 감소: A&E 분야 조사에 따르면 AI 기반 협업 도입 시 프로젝트당 정보요청서(RFI)가 평균 6건에서 3건으로 줄어드는 등, 설계-시공 간 충돌을 사전에 걸러내는 효과가 보고된다.
■ 온보딩 단축: Advise형 챗봇은 신규·저경험 사용자의 학습 곡선을 낮춰, 특정 숙련자에게 쏠린 노하우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에도 남는 과제는 비용·숙련도 장벽으로 도입 속도에 기업별 편차가 클 수 있고, 클라우드 기반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 거버넌스·보안 검토가 새로운 도입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캐드 벤더사 측면에서는 AI가 크레딧(토큰) 형태로 사용되면서 새로운 추가 수익 모델로 여겨지기도 하나, AI가 가져오는 매출 증가가 관련 인력을 줄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벤더는 AI 기능을 구독형 요금제의 상위 티어로 묶거나 별도의 크레딧 과금 방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라이선스 판매에 의존해온 기존 수익 구조가 사용량 기반 과금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설계 인력은 반복 작업을 AI에 맡기고 검증·판단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캐드와 AI의 만남은 향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것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결국 AI가 캐드 산업에 가져올 변화는 '누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설계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느냐'는 구도로 변화해 갈 것으로 보인다.
작성일 :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