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식전문가 조형식의 지식마당
2014년 가트너에서 발표한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인 SDx(Software Defined Anything/Everything)는 클라우드 컴퓨팅 및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표준 확립을 위한 시장의 모멘텀이 점차 강력해지면서 화두가 된 용어다.
끊임 없이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가능성이 시작되고 있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사이버-물리 시스템의 화려한 세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가상화 및 SDx와 관련된 모든 것의 시대가 시작된다.
지금의 챗GPT(ChatGPT) 열풍이 오기 전에는 메타버스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메타버스 역시 현실 세계의 가상화이다. 메타버스란 3D 몰입형 가상 공유 공간이다. 메타버스의 긍극적인 목적은 감각의 가상 세계인 인터넷의 진화된 감각 인터넷을 구축하는 것이다. 게임 분야나 예능 분야는 매력적이지만, 물리적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가상의 세계인 메타버스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대략적인 분야는 메타(Meta)가 주장하는 사람들과의 연결 분야이고, 애플이 꿈꾸는 개인의 가상 세계 경험이다. 어떤 미래 전문가들은 웹 3.0(Web 3.0)의 세계를 메타버스에 투영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영유하는 인터넷은 1960년대 미국의 국방성이 핵 전쟁을 대비해서 만든 네트워크 인프라이다. 메타버스/웹 3.0의 인프라 비용을 누가 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새롭게 생긴다. 확실한 것은 개인이나 특정 기업이 막대한 메타버스 인프라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고, 기술적으로도 아직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네트워크의 속도라든가 컴퓨터의 성능과 그래픽 처리장치(GPU) 가격과 VR/AR 해드셋의 성능과 디스플레이 등이 메타버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메타버스의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디지털 트윈의 문제점은 우리의 현실 세계의 물리적 트윈(physical twin)을 잘 쓰기 위해서 디지털 트윈 (digital twin)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이나 최적화와 예측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트원을 만드는 비용은 현재에 물리적 제품을 개발하는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다. 또한 두 트윈 간의 실시간 연동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이 많다. 또한 디지털 트윈 모델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 것인가 역시 상당한 비용과 리스크가 있다.
컴퓨터 지원 해석 시스템(CAE System)이나 시뮬레이션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우선 해석이나 시뮬레이션에서 모델링(modeling)에 대한 일반인의 기대감이 높다. 마치 모델이 물리적 실체를 대체할 정도로 정교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모델링이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모델링의 목적은 실제의 현상을 예측하거나 최적화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순화하는 작업이다. 개발과 해석을 하는 사람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모델에 대한 일반 관리자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이다. 항공/방위산업이나 의료 분야 등 특정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의 비용을 감수하겠지만, 모두 분야에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이 있다.
그림 1. 가상화
지금은 메타버스의 인기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그 대안으로 디지털 트윈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태이지만, 메타버스처럼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로 제품 개발, 제품 생산과 유지보수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메타버스처럼 새로운 개념이 나오면 환상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트원 역시 메타버스처럼 기술이 완성된 것이 아니다.
사이버-물리 시스템(CPS : Cyber-Physical System)은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의 인기가 오기 전에 유행했다. 초기 4차 산업혁명의 최종 목표는 사이버-물리 시스템의 스마트 공장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추상적인 개념처럼 구현하기 쉽지 않다. 또한 물리적인 부분과 디지털적인 부분을 동시에 한 공간에 존재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디지털 트윈보다 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더 복잡한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것을 종합해 볼 때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사이버-물리 시스템을 넘어 모든 것을 가상화(virtualization)하는 것이 가장 상품성이 있다.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원칙처럼, 기능이 같다면 가장 간단한 것이 진리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제 디지털 시대를 넘어서 가상화 시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가상화는 현실 세계에서도 소프트웨어로 제어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는 힘을 갖춘 혁신이다.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어 우리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내며, 더욱 효율적이고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업과 개인은 가상 공간에서 새로운 창의적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며, 세상을 원하는 대로 조작하고 혁신할 수 있다.
가상화는 그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인터넷의 발전과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폰의 보급은 가상화를 주도해 왔다. <그림 2>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사용했던 실체(entity)가 소프트웨어 정의 x(Software Defined x)를 사용해서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폰 그리고 스마트 워치까지 가상화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림 2. 우리 삶에 있어서의 가상화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모든 것은 기존의 제한된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모든 기술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 가상화와 소프트웨어 정의의 시작은 네트워크였지만, 이제는 자동차와 이 세상의 모든 하드웨어를 가상화하려고 한다. 현재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자동차의 가상화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 가운데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환경은 IT 환경의 가상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의 가상 머신(virtual machine), 가상 저장 공간(virtual storage), 가상 메모리(virtual memory)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SDN 컨트롤러(SDN controller),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위킹(SDN),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소프트웨어 정의 라디오(SDR)으로 발전었으며,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그리고 국방에서는 소프웨어 정의 음파탐지기(Software Defined Sonar), 소프트웨어 정의 레이다(Software Defined Radar), 소프트웨어 정의 무기(Software Defined Weapon)으로 진화 중이다.
그림 3. FM 라디오의 가상화
그러면 가상화(virtualization)와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의 차이점이 궁금해진다. 가상화와 소프트웨어 정의는 두 가지의 다른 컴퓨팅 개념이며, 각각 다른 측면에서 컴퓨팅 환경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다.
가상화는 기계나 장비를 가상적으로 모델링하고 실행하는 기술이며, 소프트웨어 정의는 기계나 장비의 제어와 관리를 소프트웨어로 추상화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개념은 자동화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 비즈니스 가상화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은 애플이다. 삼성은 핸드폰에 하드웨어 모듈을 조합하는 것으로 승부했지만, 애플은 가상화로 승부하였다.
서비스 가상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관이 넷플릭스가 된 것이다. 디지털 전환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디지털 전환의 게임 체인저는 가상화이다. 가상화에서 현재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소프트웨어 정의 x이며,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이다. 자동차에서 추상화하려면 기존의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정의해야 한다.
그림 4. 자동차의 기능 정의
각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정의하고 코딩을 해야 하며, 소프트웨어 정의 환경에서 검증하고 인증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센서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정의 부분은 디지털 트윈과 연결도 할 수 있다.
뷰카(VUCA)는 지금처럼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회 환경을 말한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복합된 환경에서 점진적인 개선이나 최적화보다는 혁신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미래의 대한민국 산업은 항상 안주하지 않고 안 가 본 길을 가야 한다. 강한 자보다는 새로운 환경의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 기존의 브랜드보다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 조형식 항공 유체해석(CFD) 엔지니어로 출발하여 프로젝트 관리자 및 컨설턴트를 걸쳐서 디지털 지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지식연구소 대표와 인더스트리 4.0, MES 강의, 캐드앤그래픽스 CNG 지식교육 방송 사회자 및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보잉, 삼성항공우주연구소, 한국항공(KAI), 지멘스에서 근무했다. 저서로는 ‘PLM 지식’, ‘서비스공학’, ‘스마트 엔지니어링’, ‘MES’, ‘인더스트리 4.0’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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