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감각(오감), 느낌
지난 호에서는 ‘우리의 감각과 인공적 감각(센서)’이라는 주제의 첫 번째 기사로 ‘다양한 감각(신호, 우주의 스펙트럼)’에 관하여 자연현상의 관찰, 정보의 공유, 우주와 환경으로부터의 신호의 예를 통하여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다섯 가지 감각에 관해서 알아보고 느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전달되고 인식되며 생명활동에 활용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유우식 | 웨이퍼마스터스(WaferMasters)의 사장 겸 CTO이다.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과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거쳐 미국 내 다수의 반도체 재료 및 생산설비 분야 기업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재료, 공정, 물성, 소재분석, 이미지 해석 및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대학 대학원 공학연구과 공동연구원, 경북대학교 인 문학술원 객원연구원, 문화유산회복재단 학술위원이다.
이메일 | woosik.yoo@wafermasters.com
홈페이지 | www.wafermasters.com
그림 1.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오감) : 특별한 감각기관을 통해서 느끼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과 신체 전체의 피부를 통해서 느끼는 일반적인 감각인 촉각이 있다.
1. 우리의 감각(오감)
우리는 신체 내부 및 외부의 환경과 상태 및 그 변화를 다양한 방법으로 느끼고 대처해 가는 법을 자연 발생적으로 터득해서 자신들이 처해있는 환경에서 생존 및 생활에 유용한 기능들을 계발하여 적절히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고성능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생명체인 셈이다.
우리가 어떤 특징을 가진 정보들을 어떻게 얻어서 활용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고 특징별로 분류해 보면, 어느 정도의 윤곽을 파악하고 그 해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원리는 잘 모르지만 항상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서 누군가의 간단한 설명만 들어도 쉽게 수긍이 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그림 1>에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 즉 오감(five senses)을 정리하여 표시하였다. 눈으로 보고(시각, vision), 귀로 듣고(청각, hearing), 코로 냄새를 맡고(후각, smell), 혀로 맛을 보고(미각, taste), 피부로 느끼고(촉각, touch), 그렇게 전달된 정보가 뇌에서 처리되어 인식되고(지각, perception or awareness), 필요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 행동은 무의식적인 것도 있고 의식적인 것도 있으나 생존 또는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하는데 활용된다.
여기까지의 설명을 보면 너무나도 당연하면서도 쉽고 완벽하게 이해된 듯하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고 느끼는 지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의미불명의 그럴 듯한 설명에 불과하다. 느끼는 주체 또한 불분명하다. 나, 자아, 의식 또는 마음이라는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철학적인 연구대상이 될 법한 용어로 얼버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은 잘 모른다는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보다 솔직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그림, 그래프, 숫자로 표현하면 그럴 듯한 착각에 빠뜨리기 쉽고,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심리를 잘 이용한 표현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아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기기 위한 준비운동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