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보는 것 (6)
지난 호에서는 ‘보여주려고 하는 이유’와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지에 관하여 여러 가지 상황을 예로 들었다. 의사전달에 필요한 요소와 반응의 중요성, 소통방법에 따른 친밀감의 차이, 기호화를 통한 정보전달의 고효율화 등에 관하여 소개하였다. ‘보여주려고 하는 이유’를 정보의 전달과 공감대 형성에 있음을 찾아보았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는 표현방법이 공감대의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번 호에서는 ‘보기 쉽게 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얻고자 하는 정보(신호)’와 불필요 또는 무시하고자 하는 정보(잡음)’에 관한 개념을 이해하고 시각적, 비시각적,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 사례를 통해서 ‘보기 쉽게 하는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 유우식 | 웨이퍼마스터스(WaferMasters)의 사장 겸 CTO이다.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과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거쳐 미국 내 다수의 반도체 재료 및 생산설비분야 기업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재료, 공정, 물성, 소재분석, 이미지 해석 및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메일 | woosik.yoo@wafermasters.com
홈페이지 | www.wafermasters.com
그림 1. 잡음에 묻혀 있는 신호 찾기(다른 이름은 숨은 그림 찾기)
1. 의도적으로 보기 어렵게 하는 경우
‘보기 쉽게 하는 것’을 알아보기에 앞서 의도적으로 ‘보기 어렵게 한 경우’의 예를 살펴보자. 그림이나 글씨를 희미하게 하여 눈으로 구별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를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이나 글씨를 지워서 보이지 않게 하거나 위에 낙서를 하거나 덧칠을 해서 알아보기 어렵게 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림이나 글씨와 그 주변의 밝기 또는 색상의 대비를 최소화하여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게 만든 경우이다.
정반대의 발상으로 눈에 잘 띄는 그림이나 글씨 또는 그 주변에 위장하듯 정보를 숨겨 놓은 경우이다. 보물 찾기나 숨은 그림 찾기와 같은 방식이다.(그림 1) 그림으로 위장한 잡음 속에 찾아야 할 신호를 눈에 잘 띄지 않게 숨겨놓은 것이다. <그림 1>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신호로 위장한 잡음이고 신호는 잡음으로 위장한 보물인 셈이다. 이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신호를 구별해 내기 쉽지 않은 일이 많다. 만약에 그림의 오른쪽에 찾아야 할 신호(그림)를 힌트로 표시해 놓지 않았다면, 그런 그림들이 숨겨져 있는지조차 모르고 잡음으로 꾸며진 그림만 감상하고 지나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