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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감각과 인공적 감각(센서) (10)
2022-10-04 2,602 18

지각과 지능 : 훈련, 교육, 습관 

 

지난 호에서는 우리의 오감을 대신할 인공적 보조감각(센서)과 그 활용사례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제어의 기본 원리와 AI에 대한 환상에 가까운 막연한 기대와 그에 따른 문제점에 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의 오감을 통해서 얻은 정보가 지각과 지능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관계되는 훈련, 교육 및 습관에 관하여 살펴본다.

 

■ 유우식 | 웨이퍼마스터스(WaferMasters)의 사장 겸 CTO이다.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과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거쳐 미국 내 다수의 반도체 재료 및 생산설비 분야 기업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재료, 공정, 물성, 소재분석, 이미지 해석 및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대학 대학원 공학연구과 공동연구원, 경북대학교 인 문학술원 객원연구원, 문화유산회복재단 학술위원이다. 
이메일 | woosik.yoo@wafermasters.com 
홈페이지 | www.wafermasters.com

 


그림 1. 냄비 속의 끓는 물을 보면서 스쳐 지나가는 여러가지 생각

 

냄비 속의 끓는 물에 대한 단상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는 일은 우리의 흔한 일상 중 하나이다. 굳이 의미를 둘 이유도, 따로 생각해 볼 일 조차 없는, 늘 보아왔던 매우 평범한 장면임에 틀림없다.(그림 1) 무엇이 특별하단 말인가? 매우 흔하게 접하는 일상 속의 한 장면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끼고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는지, 일련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없고 그러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지만 이러한 과정의 이해 없이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나아가서 현실세계에서 응용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익혀온 것이라서 굳이 생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다음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무언가를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기 위해서 얼마나 눈물나는 노력과 아픈 경험이 있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망각이라는 이야기도 있듯이 그 선물 덕분에 아픈 기억이 잘 발효 숙성되어 덜 아프고 때로는 달콤하기까지 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이 같은 강도 또는 더 증폭된 강도로 기억된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우리는 가스렌지 위의 냄비 속의 끓는 물을 사진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진은 실체도 아닌데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게 되는 것일까? 사진 속의 그림과 비슷한 상황을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아무런 감흥도 의미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사진 속에 나타난 물체의 속성과 역할을 알아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아무도 <그림 1>을 보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고민할 독자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완성된 라면이나 삶은 계란의 맛을 떠올리면서 맛있게 먹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만약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사람들에게 같은 사진을 보여주었다면 가스레인지나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인리스 냄비가 무엇인지 의아해했을 것이다. 그런 물건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에도 물은 끓여서 사용했기 때문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구축한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여 가장 비슷한 상황을 찾아내어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을 통해서 전해지는 상황에서는 시각 이외의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한 정보는 차단된 매우 불완전한 정보만 전달되게 된다. 그것도 시간이 멈춰버린 상태의 정보이다. 물이 끓는 소리도, 수증기의 냄새도, 열기도 전해지지 않는 빈공간이 가득한 조각 퍼즐을 보고 완성된 조각 퍼즐을 연상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무런 위화감은 없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늘 접하고 있는 매우 익숙한 장면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약, TV나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 보게 되었다면 어땠을까? 동영상의 형태로 제공되었다면 시간변화의 정보다 추가되었을 것이고 음성까지 제공되었다면 가스레인지의 연소음과 물이 끓는 소리도 함께 들리게 되니 청각정보가 더해져 조각 퍼즐의 빈 공간은 조금 더 메워져 우리의 판단의 정확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현장에서 <그림 1>의 상황을 보게 된다면 관찰하는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스레인지와 냄비로부터의 열기가 촉각정보로 전달되어 더욱 많은 양의 정보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가스레인지의 불꽃을 조절하기도 하고 수증기의 열기도 느껴보고 냄비의 손잡이를 만져 볼 수 있다면 사진 한 장의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판단 오류는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다. 사진을 보면서 물을 끓이는 이유, 물의 온도, 손잡이의 온도 등 많은 것이 궁금해진다. 이러한 호기심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된다. 그것은 어떠한 상황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같은 상황은 조건만 맞으면 재현된다고 하는 사실에 기초해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특정한 사람이나 조건에서만 일어나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런 정보가 있어도 데이터베이스로서 활용가치가 거의 없다. 운 또는 우연으로 치부해 버리는 일이라면 데이터베이스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물며 점괘도 통계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인 분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점괘만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수성이 아닌 일반성이 확보되어야 데이터베이스로서 가치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지식, 지혜, 지능의 차이
“지식이 많은 사람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지식과 지혜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또한 요즈음 자주 듣게 되는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에 사용되는 지능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지능지수(IQ : Intelligence Quotient)에도 지능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사전에서 어떻게 정의하는지 정리해서 <그림 2>에 소개하였다.
‘지식’이라는 단어는 한자를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서 의미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 ‘생각하여 아는 작용’ 또는 ‘지혜와 견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지식이란 배우거나 체험으로 알게 된 정보를 의미한다.
‘지혜’ 또한 두 종류의 한자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식을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는 구슬로 비유한다면 지혜는 지식이라는 구슬을 활용하여 새로운 완성품을 만드는데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지능’이라는 단어는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본고에서 사용하는 지식 및 지혜와의 개념 비교에서는 세번째 설명으로 예시된 ‘새로운 대상이나 상황에 부딪혀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적응 방법을 알아내는 지적 활동의 능력’이 일반적인 표현으로 가장 적합해 보인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따위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으로 풀이되어 있다.
 

유우식 woosik.yoo@wafermasters.com 


출처 : 캐드앤그래픽스 2022년 10월호

포인트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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