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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행에서 얻은 것
2018-08-31 3,601 26

산업혁명 발상지 영국을 가다

 

■ 류용효 | 디원에서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EF소나타, XG그랜저 등 자동차 시트설계업무를 시작으로 16년 동안 SGI, 지멘스, 오라클, PTC 등 글로벌 IT 회사를 거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했으며, 다시 현장 중심의 본업으로 돌아가 고객과 함께 Value Design 항해 중이다.   블로그 | PLMIs.tistory.com


“여행은 정신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샘이다.”
- 안데르센


30년차 두 남자의 여행 시작

 

행선지와 기간을 미리 정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자연을, 아들은 문명을 택했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곳! 바로 영국이다. 축구와 산업혁명의 발상지이자, 해리포터의 숨결이 있는 곳.

“과거와 공존하는 현실문명, 축구, 미래, 그리고 마법과 같은 초자연을 만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전에 구석구석 둘러 보고자 계획했다. 영국의 시작과 끝인 런던에서 미지의 세계처럼 보이는 스코틀랜드의 대자연까지…

아들의 위시리스트는 스탬퍼드 브리지(첼시 FC의 홈 구장)에서 본인의 우상을 만나는 것,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책과 영화에서 본 것들을 느껴보는 것, 런던에 오래 머물며 구석구석 돌아보는 것, 그리고 올드 트래퍼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 구장)를 가 보고 싶어 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양떼와의 만남도 추가… 본인의 진로와 그나마 연결고리를 가진 것.

몇번의 Revision을 거쳐 10박 12일의 여정이 완성되었다.

 

 

두 남자의 여행 목표

 

아들과 둘이서 10박 12일동안 9개 도시 총 100km를 걸으며, 기차 여행(총 20시간), 스코틀랜드 대자연 드라이브, 수상요트호텔에서 하룻밤, 럭셔리 호텔 1박, 공동욕실 호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기, 미래 부자간 같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상, 안 가본 길을 둘이서 재미있게 지내다 오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였다.

내 마음 속에는 아직 아들이 귀여운 사춘기 악동으로 남아 있는데, 어느새 훌쩍 커서 성인이 되어 버렸다. 어린애 다루듯이 하면 어디로 튈지 모를 것 같은 분위기. 그래서 이번 여행은 3개월동안 철저(?)하게 구상하였다.

아들이 건넨 꼭 가 봐야 하는 코스는 스탬퍼드 브리지, 해리포터 스튜디오, 그리고 런던 오래 머물기, 양떼 보기였다. 알고 보니 또래들이 제일 하고 싶은 거란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아들에게 아빠랑 여행에 따라 나선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며칠도 아니고 10박 12일 그것도 아빠가 세워 놓은(순전히 아빠가 좋아하는) 루트를 따라 다닌다는 것이…

아들의 조건은 단 하나… “아빠. 기차, 호텔은 아빠가 정하고, 세부 일정은 내가 정할께~“

루트를 세우고 일정을 만들어 갈 때 머리 속에는 벌써 그곳을 몇 번씩 다녀왔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코스는 암스테르담 → 브뤼셀 → 런던, 옥스퍼드 → 에든버러 → 인버네스, 포트리 → 요크→ 맨체스터 → 프랑크푸르트였다. 매일 아침 8시 기상, 제일 늦은 기차 도착시간은 밤 11시 30분, 그리고 다음 날 아침 8시 기상… 매일 호텔을 바꿔야 해야 하고, 매일 10Km를 걸어야 했다.

기차여행은 20시간으로 충분히 만끽하리라…
산업혁명의 원산지인 영국의 방문은 아들의 관심사 못지 않게 나에게도 흥미로웠다.
아직 한 번도 안가본 길을 둘이서 재미있게 해처 나가기. 10년 후 아들과 함께 할 미래 사업 구상 밑그림 그리기.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 마르셀 푸르스트


아빠는 왜 나를 안 믿어?

 

런던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하철을 탔는데, 아들은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를 보다가 반대로 탔다고 다음 역에서 내리자고 했다. 나는 제대로 가고 있다고 눈빛과 손짓으로 아들에게 지하철 노선도를 보라고 했고, 제대로 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잘못 탔다고 계속 내리자고 한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음 역에서 내렸더니 아들이 버럭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다. 아빠는 왜 자기 말을 믿지 못하냐고…(우리말로 했으니, 아무도 못 알아 들었을 것이다.)

그랬다. 비록 잘못 알고 가더라도 한 번 믿어 보라는 것이다.

나는 아들과 생각을 모아서 올바른 길을 가자는 것이었는데… 나도 아들의 행동에 사뭇 열이 올라오고 따라서 언성을 높였다.

“너나 나나 여기가 처음이잖아. 같이 생각을 모아서 가야지.”
“그래 네 맘대로 해!”

아들 생각은 좀 달랐던 모양이다. 한참 티격태격하다가 침묵이 흐르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아들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다가왔다.

나는 반갑게 웃으면서 “아들아, 세상에는 O, X만 있는 것이 아니란다. 세모도 있다. 지금은 아빠랑 생각을 모아서 목적지로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니. 지금까지 대학입시, 학교시험에 O, X만 존재했지만, 앞으로 나아갈 세상은 세모도 많으니까…”

이 날 중요한 것을 아들과 나누었다. 부자간의 의사소통 방법을… 큰 수확이다!
앞으로 아들의 자존심과 믿음을 지켜주기로…

 


아들과 아빠의 10년 프로젝트

 

아들에게 10년 후 아빠가 하고 싶은 일을 얘기했다. 그리고 아들의 의견을 조심히 물어 보았다. 아들도 나쁘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아들이 해야 할 일들이 아들 머리 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계산 중임을 얼굴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아들이 미래에 하고 싶은 것도 물어보고 마음 속에 있는 얘기도 해 주었다. 아들에게 많은 얘기를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아들에게는 말보다 같이 세상을 부딪쳐보고 느껴보는 것이 더 중요함을 나 역시 잘 알고 있기에,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온 것을 꾹 참았다.

앞으로 3년 주기로 아들과 이벤트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10년 프로젝트 점검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왔다.


오만과 편견

 

나는 아들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여행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생각보다 괜찮은 청년으로 자란 모습에 여행 중 가슴이 뭉클해질 때도 있었다.

아들은 아빠를 때론 친구처럼 대해 줘서 고맙기도 하고, 아빠(아재) 대우를 안 해 줘서 섭섭할 때도 있었다. “아빠도 먹고 싶으면 사 먹어” 이럴 때… 나는 아들이 1+1을 사오기를 기대했지 말입니다. 

아들의 주량, 소주와 양고기를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물을 조금씩 마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영국에서 칵테일과 위스키 맛을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 듯… 위스키 맛은 런던 브리지 옆 숮불갈비 BBQ 식당에서 주문을 했다. 맛을 본 아들은 아직은 취향에 맞지 않은 듯…

 


축구에 대한 사랑

 

그저 한때 지나가는 흥미인 줄 알았다.

때마침 여행기간 중 러시아 월드컵 축구경기가 영국과 비슷한 시간대라서 가끔씩 주요경기를 볼 수 있었다. 영국으로 가기 전 브뤼셀 광장에서 우리는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경기를 2시간 전부터 앉아서 식사와 맥주 한 잔 하면서 기다렸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가는 기차 안에서는 옆 자리에 앉은 영국 아가씨들로부터 승부차기 생중계를 들었다. 신기하게도 아들은 소곤소곤 얘기하는 소리를 다 알아듣는 듯…

챌시 구장을 투어하면서 느낀 아들은 삶에 일부가 되어 있는 듯했다. 구장을 투어한 후 선물코너에서 2018년 체육복을 골랐다. 정품이라 조금 비쌌으나, 한국에서 살 때보다 싸다는 명분 하에 여행 공금(엄마도 승인한 금액임)에서 축구복 한 벌을 샀다. 15파운드 주고 첼시 등 번호 4번인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새겼다. 아마도 평생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여행 마지막 전날 박지성 선수가 몸 담았던 올드 트래퍼드(맨유의 홈 구장)을 들렀다. 호텔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10분 거리… 호텔로 가는 도중 8강 경기(영국과 스웨덴) 응원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TV에서나 보던 영국 축구팬들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보며 지나갔다. 아들은 저기 들어가면 큰일난다고 호텔로 빨리 가자고 한다. 호텔에 와서 아들과 1층 로비에 마련된 TV에서 맥주를 마시며 느긋하게 보았다.

“인간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세상을 여행하고 집에 돌아와서 그것을 발견한다.”
- 조지 무어

 

 

기사 상세 내용은 PDF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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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효 Yonghyo.ryu@gmail.com


출처 : 캐드앤그래픽스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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