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자율 케어의 시대를 여는 아이솔
간호지원 로봇 ‘메디’
산업을 넘어 삶의 온기를 더하는 피지컬 AI
제조 현장을 넘어 의료와 돌봄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Physical AI)’는 기술의 목적을 다시 묻는다. 자동화와 효율을 넘어, 인간의 삶을 직접 보듬는 지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AI·로봇 전문 개발 기업 ‘아이솔(iSol, www.isollab.com)’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자율 케어(Autonomous Car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김효진 대표이사는 “피지컬 AI는 제2의 불처럼 돌봄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기술”이라며, 기술이 인간의 존엄과 만나는 지점을 강조한다.
▲ 아이솔 김효진 대표
‘제2의 불’ 피지컬 AI, 돌봄의 사각지대를 밝히다
제조 현장의 자동화를 이끌어 온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이제 병원과 돌봄의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효율과 생산성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기술이 ‘사람의 삶’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피지컬 AI(Physical AI)는 로봇과 같은 물리적 실체가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기술 패러다임으로, 기존 자동화의 한계였던 비정형성을 극복하는 핵심 열쇠이다.
AI·로봇 전문 개발 기업 아이솔은 피지컬 AI 기술을 제조 현장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직결된 ‘돌봄’과 ‘간호’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단순한 기계적 보조를 넘어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아이솔의 솔루션은 의료 인력난과 고령화 사회의 난제를 해결할 새로운 AX(AI Transformation)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김효진 대표이사는 이를 ‘제2의 불’에 비유한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이 인류 문명을 열었듯, 피지컬 AI는 돌봄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새로운 불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목적을 효율에서 ‘존엄’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선언이다.
고기능 간호지원 로봇 : 의료 현장의 디지털 스레드 구현
병원은 고도의 정밀성과 신속한 대응이 동시에 요구되는 복합 환경이다. 간호 인력은 환자 케어와 함께 물류, 기록, 모니터링까지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아이솔의 고기능 간호지원 로봇은 이러한 현장에 피지컬 AI의 ‘인지–결정–행동’ 구조를 구현했다.
우선 아이솔의 로봇은 LiDAR와 RGB-D 카메라를 활용해 병원 복도를 스스로 인식하고 이동한다. 약제나 검체를 자율적으로 이송하며, 장애물을 회피하고 경로를 재계산한다. 이는 단순 운반을 넘어, 간호 인력이 환자 곁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기반이 된다. 또한 환자에게 접근해 체온, 혈압 등 활력징후(Vitals)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이를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연동한다. 반복적인 측정과 기록 업무를 줄임으로써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 관찰과 상담, 판단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여기에 아이솔은 ‘실행형 AX 시스템’을 결합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단순 저장에 그치지 않고,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관리 가이던스를 생성하는 데 활용된다. 김효진 대표는 “의료 현장에서도 데이터가 행동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가 필요하다”며 “간호지원 로봇은 그 연결 고리를 구현하는 매개체”라고 설명한다.
돌봄 로봇 ‘호리’: 정서적 교감과 안전을 위한 피지컬 AI
사회적 약자와 돌봄 대상자를 위한 아이솔의 돌봄 로봇 ‘호리(HORI)’는 피지컬 AI 기술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감성’과 ‘안전’의 영역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음성 인식과 감정 AI 기술을 통해 대상자와 대화를 나누고,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는 피지컬 AI가 단순히 물리적 힘을 쓰는 것을 넘어, 사회적 맥락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안전 기능 역시 핵심이다.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낙상이나 이상 행동이 감지되면 즉시 알람을 전송한다. 보호자나 의료진은 원격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호리는 모듈형 구조를 채택해 기능을 블록처럼 조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환경과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기능만 선택해 구성할 수 있어, 가정·요양시설·병원 등 다양한 현장에 적용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돌봄의 요구는 표준화할 수 없다”며 “모듈형 구조는 돌봄의 다양성을 기술적으로 존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신뢰받는 AX를 위한 기술 기반과 보안
의료와 돌봄 영역에서 기술의 성능만큼 중요한 것은 신뢰성이다. 아이솔은 데이터 품질과 보안을 기술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모든 통신은 암호화된 보안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승인된 기기만 접근 가능한 로컬 인프라 구조를 지향한다. 민감한 의료·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로봇의 학습 구조 역시 현장 친화적으로 설계됐다. 인간의 시연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기 정책을 설정한 뒤, 실제 환경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최적의 케어 전략을 학습한다. 이는 HART(Human Augmented Robot TrAIning) 기법과 유사한 구조로, 로봇이 경험을 통해 숙련도를 높여가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로봇이 축적한 경험은 곧 돌봄의 품질”이라며 “학습 구조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장치”라고 말한다.
기술의 목적을 다시 묻다
아이솔은 2020년 설립 이후 AI와 로봇 솔루션 개발에 집중해 왔다. ‘사람과 자연스럽게 협업하는 AI’, ‘일상에 스며드는 로봇’이라는 방향성은 제조 현장에서 의료·돌봄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김효진 대표는 “피지컬 AI의 목적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더 인간다운 역할, 즉 공감과 판단, 책임에 집중하도록 돕는 데 있다”라고 강조하며 기술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피지컬 AI는 이제 공장 울타리를 넘어 병원과 가정, 요양시설로 들어오고 있다. 아이솔이 제시하는 자율 케어 솔루션은 의료 인력난과 고령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면서도, 인간 중심의 가치를 놓치지 않는다.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이를 행동으로 연결해 삶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 이것이 아이솔이 그려가는 미래 지능화 사회의 모습이다.
산업을 넘어 삶의 온기를 더하는 피지컬 AI. 아이솔의 실험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기술은 더 빠르고 똑똑해지는 것을 넘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작성일 :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