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알테어, 제조 현장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는 AI 비전 소개
알테어는 9월 5일 ‘2025 추계 AI 워크숍’을 진행했다. ‘엔지니어를 위한 AI’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워크숍에서 알테어는 AI를 활용해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의사결정의 정확성을 높이며, 지능형 디지털 트윈을 완성한다는 비전을 선보였다. 또한 AI 기반 시뮬레이션, 생성형 AI, AI 에이전트, 지식 그래프 등 최신 AI 기술의 실제 적용 사례와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 정수진 편집장
한국알테어의 김도하 지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AI 기술이 산업 고객의 현장에서 빠르게 내재화되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고객들이 명확한 비전과 단계별 로드맵을 가지고 각자의 환경에 맞춰 AI를 접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 AI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1만 4000 장의 GPU가 1차 도입되는 등 정부가 주도하는 ‘소버린 AI’ 시대가 열리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AI를 통한 제조 산업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으며, 알테어 또한 시장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지니어링 언어를 학습하는 AI
알테어의 케샤브 선다레시(Keshav Sundaresh) 디지털 전환 총괄 시니어 디렉터는 “AI는 더 이상 개념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핵심 기술”이라면서, 엔지니어링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로코드·고효율 AI 접근법을 구현해야 한다고 짚었다. MIT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의 생성형 AI 파일럿 프로젝트 가운데 95%가 실질적인 재무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인으로는 ▲특정 결과에 편중된 데이터 ▲단편적이고 사일로화된 데이터 ▲값비싼 컴퓨팅 자원 ▲도메인 지식과 AI 기술 간 격차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및 신뢰성 문제 등이 꼽힌다.
선다레시 시니어 디렉터는 이런 현실적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알테어와 지멘스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AI 기반의 통합 설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품의 요구사항 정의부터 폐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단절된 디지털 스레드를 통합하여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은 ‘AI에게 엔지니어링 및 제조의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기존의 LLM(대규모 언어 모델)이 텍스트나 이미지 등 일반 데이터에 강점을 보인다면, 지멘스와 알테어는 기계 설계, 전기/전자, BOM(Bill-of-Materials), 시뮬레이션 데이터 등 산업 특화 데이터를 학습시켜 신뢰도 높은 ‘산업용 파운데이션 모델(Industrial Foundation Model)’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선다레시 시니어 디렉터의 설명이다.
AI 확산으로 제조 혁신의 속도 높인다
AI 비전을 구체화하는 방법론으로 알테어는 ‘라이프사이클 인텔리전스(Lifecycle Intelligence)’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AI 도입의 장벽을 낮추고 모든 엔지니어가 AI를 손쉽게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선다레시 시니어 디렉터는 ▲반복 작업의 자동화 및 대규모 데이터 분석으로 인간 전문가의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워크플로와 도구에 AI 기능을 통합하여, 학습 부담 없이 자연스러운 AI 활용을 도우며 ▲코딩 지식과 관계 없이 모든 사용자가 AI를 구축하고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세 가지 접근법을 통해 AI 도입을 가속화한다는 로드맵을 소개했다.
이 프레임워크를 활용하면 전처리 영역에서는 형상 인식 AI 기술로 부품 분류 및 군집화를 자동화하거나, 자연어 처리(NLP) 기반 코파일럿을 통해 모델 정리부터 전체 해석 설정까지 대화형으로 수행할 수 있다. 솔빙 영역에서는 기존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학습해 CAD 또는 메시 단계에서 물리 현상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고, 시스템 레벨의 시뮬레이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후처리 영역에서는 AI가 핫스폿이나 파손 영역을 자동 식별해 결과 분석을 돕는다.
이 프레임워크의 기술적 기반은 분산된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이터 패브릭’과 AI 모델을 개발·운영하는 ‘AI 팩토리’의 결합이다. 선다레시 시니어 디렉터는 알테어의 데이터 분석/AI 플랫폼인 래피드마이너(RapidMiner)와 로코드 앱 개발을 지원하는 지멘스 멘딕스(Mendix)를 통해 라이프사이클 인텔리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링 AI의 혁신 동력
에이전틱 AI(Agentic AI),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생성형 AI 등 최신 AI 기술이 R&D부터 설계와 제조까지 엔지니어링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알테어는 이들 기술이 개별적으로도 강력하지만, 서로 결합하면서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기존 워크플로를 지능적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소개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특정 목표를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판단 및 실행하는 ‘지능형 디지털 대리인’이다.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을 넘어서, 여러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다중 에이전트 구조를 통해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엔지니어링 현장에도 공정 상 발생한 문제에 대해 자연어로 질문하면 해결 방법을 제시하거나, 생산 라인의 다운타임 원인을 분석하고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보고하는 등의 AI 에이전트가 도입되고 있다. 알테어는 시각적 워크플로 설계 도구를 통해 이러한 AI 에이전트를 쉽게 구축하고 AI 클라우드 프로세스와 원활하게 연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지식 그래프는 다양한 출처(소스)에 분산된 데이터를 하나의 의미 계층(semantic layer)으로 통합해서 데이터 간의 숨겨진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는 AI 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메모리로 기능하면서 신뢰성 높은 AI 에이전트를 구현할 수 있게 돕는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지식 그래프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일관된 지식 베이스를 공유하게 해서 협업의 효율을 높이고, 공장 문제 해결 시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동적으로 접근하여 질문에 답하는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데 쓰인다.
PLM과 AI의 시너지로 더 큰 혁신도 가능
알테어는 지난 3월 지멘스와의 합병을 완료했다. 제조 기술에 강점을 가진 지멘스와 엔지니어링 및 AI 기술에 집중해 온 알테어의 시너지에 대해, 이번 워크숍에서 한 가지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알테어는 AI와 PLM(제품 수명주기 관리)의 결합이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보았다. 한국알테어 최병희 본부장은 “많은 기업이 PLM 시스템에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 운영까지 대량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PLM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만들고, 경험에 의존하던 사후 대응 방식의 업무 환경을 미래가 예측하고 문제를 예방하는 예측 기반의 업무 환경으로 혁신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멘스의 PLM 설루션인 팀센터(Teamcenter)가 제품의 모든 역사를 기록한 단일 진실 공급원(single source of truth)이라면, 알테어의 래피드마이너는 코딩 지식이 없이도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똑똑한 AI 분석가’라고 할 수 있다. 두 설루션을 통합하면 래피드마이너가 팀센터의 데이터를 분석해 숨겨진 패턴과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 모델을 생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예측 결과를 다시 팀센터에 전달해 시스템 전체가 똑똑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최종적으로는 현실을 명확히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지능형 디지털 트윈’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최병희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 외에 공급망 최적화, 품질 이상의 조기 탐지, 고객 피드백의 반영 등 다양한 분야로 시너지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최병희 본부장은 “PLM 데이터를 시작으로 ERP, MES, CRM 등 분산된 기업 데이터를 통합하면 더 큰 범위의 업무 혁신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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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