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왜 이래? 미래 경영
가치 있는 상품개발 경영(11)
■ 김명섭 : SIMPLE CoRE 대표. 1987년 항공산업에서 시작하여 자동화, 자동차, 전자전기 산업에 종사하면서 상품 개발 프로세스 혁신 수행과 관련된 I T 를 다수 적용하고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과 중소기업의 문화를 두루 경험하면서 기업의 경쟁력 특히, 상품개발과 품질 경영 경쟁력 강화 부문에 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E-Mail : skms0302@naver.com
사람의 앞날은 모르는 일이다.
내일 당장 복권이 당첨될 수도 있고 무슨 사고가 날 수도 있고 갑자기 주식이 오를 수도 있지만, 예측하지 못한 일들과 우연에 의한 일들이 아닌 구상하고 계획한 일들에 대해서는 우리들은 항상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고 검증하기 위해서 시뮬레이션도 해보면서 조심스럽게 진행해 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변화 요인이 또 발생하면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민하며 대응책을 마련하여 계획안과 일정에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래를 경영한다는 것은, 구상과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것이고 변화에 대응하는 경영이라고 지금까지 우리는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젠 그 교과서 같은 논리가 통하질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 내던져진 한국이란 사회는 거대 자원과 인력과 자산을 가진 유통과의 전쟁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이제 순식간에 시장을 잃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그나마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진출하여 생존에 대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고통의 연속일 뿐, 원가 즉 인건비 절약만을 위한 경영은 끝이 보이는 게임인 것이다.
누군가는 이제 한국에서는 R&D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하지만, 그런 주장 속에 넘쳐나는 고급 인력들끼리의 생존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연구소는 해외 고급 기술을 가진 업체에 인수되어 사라져, 그들은 결국 검사만 하는 기계로 전락할 것이다. 소위 ‘고급 인력’들은 또다시 구조조정으로 방황하게 될 것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 돈도 많지 않은 나라, 복지도 부족한 나라, 기술도 부족한 나라.하지만, 고급 인력은 넘치는 나라….왜 미래가 안 보일까?왜 직장은 점점 안정되지 않을까?왜 회사는 해외로만 가는가?거기에 답이 있었던가? 예를 들면, 직장을 좀 더 오래 다닐 수 있다든가 하는?
예전부터 한국이 고수해온 것은 명품 개발 전략이 아닌 대량 생산 전략이었다. 따라서 개발도 생산도 신속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Time To Market’이라고 하여, 제 때에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잘 팔리는 시대였다. 개발 행위는 시간의 문제에 불과했고, 기업의 조직 문화 속에서 기술을 창조하고 새로운 문화와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 ‘시험적이고 도전적인 행위’는 역적으로 여겨진다.
우리에게 무시당했던 중국이 대량 생산과 모방 생산으로 기술을 축적하고, 임금이 오르면서 첨단 산업으로 진화하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성공한 기업인들을 스카우트하여 구글의 창조 문화를 넘쳐나는 고급 인력과 기술에 접목하여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예전에 동대문에서는 젊은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을 하루 만에 생산하였듯이, 이제 중국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설계도만 있으면 바로 수 일만에 시제품이 나온다. 중국이 ‘창조’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일본과 중국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한다. 추측하건대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적 요인으로 인한 적개심과 편견에 기인한 것이다. 중국은 우리가 그들보다 조금 더 양질의 휴대폰과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여 무시했거나, 중국에 우리 공장을 짓는다고 하여 무시했을 거라고 본다. 미국에도 공장을 지었지만, 미국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미국은 생산성도 좋지만 ‘시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또한 최근에는 시장을 제공하고 있고, 시장이,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세상으로 룰은 바뀌었다.
공급이 넘쳐나기에 경쟁이 치열한 것이고, 시장이 있는 곳에 공장을 지어 그 나라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면서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한국 시장은 민감한 고객이지만 충분한 시장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공장도 점점 해외로 가버리고, 그러면 기술이 부족한 현재의 한국에서 미래를 이끌어야 할 고급 인력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해외로 가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해외로 가면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는가? 필자는 한국의 대기업들의 성향으로 미루어보아 단연코 아니라고 본다.
이제는 중국보다도 한국이 고급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수직화, 경직화된 구조적 문화 속에서 창조적 개성을 가진 인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튀는 인재는 용서하지 못한다. ‘시키는 것이나 잘 해라’라는 땅콩 문화가 창조와 도전을 허락하지 않는다.
근본적인 해법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 시험적인 문화를 만들고 그러한 인재를 수용하고 이끌면서 소통하고 변화를 창조해 가는 것인데, 우리 경영층들은 그저 계속 답을 가져오라고 큰 소리치고 책상을 두드린다.
20년 전, 30년 전과 변함이 없다. 그 시대 성공한 기업들이 대기업이 되어, 3대를 내리 이어 왕국처럼 계속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젊은 인재들은 이러한 기업 문화 속에서 버티지를 못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인재밖에 없는 나라인데, 인재들을 활용은 커녕 수용도 못하는 경직된 사회, 세습되는 기업 문화 속에서 우리들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 것인가?
미래 경영!과연 우리는 무엇을 경영 해야 하는가?공장인가? 제품인가? 기술인가? 사람인가?
인문학이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미래를 향한 지표가 되는 것이라고 본다. 역사를 새롭게 보고 인류의 발전과 전쟁의 근본적 발단 원인과 세계의 흐름을 보면서 전략적, 기술적, 심리적, 지역적, 문화적으로 접근하고 인간의 감성을 추구해 간다면 어느 정도 시장 흐름에 대한 예측은 가능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게임이나 스포츠 같은 즐거움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즐거움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또다시 변화할 것이다. 그 즐거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족 구성체가 변하고 있고, 외로움에 공동체가 생기고 있다. 건축도, 자동차도 그 트렌드에 맞추어 점차 변화해 왔고,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의 물결에 떠밀려서 마냥 변화를 외치기만 한다고 변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변화는 내 안에, 우리 안에 개성이 강한 인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그러한 갈망이, 기업에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 내에서 여러 도전과 시험을 거치면서 우리는 서서히, 우리도 모르게 변화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원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바로 상품으로 출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구상, 계획, 변화 관리라는 대량 생산방식의 연구개발 프로세스에서 벗어나서 - 필자가 제품개발 프로세스 전문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예견컨대 - 사원들이 즐거워하는 문화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디자인과 기능과 상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따라서, 경영자와 리더는 즐거운 아이디어와 시험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하여 ‘소통을 잘하고 공감대를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식, 혹은 스펙이나 권력으로 누르는 경영자는 OEM 사업에서는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은 떠나간다.
최근 한국 A사의 한 차종 모델보다 외국 B사의 다른 모델이 한국에서 더 많이 팔렸다고 한다. 필자는 우연히 그 두 차를 다 경험하게 되었다.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B사의 그것은 연비뿐 아니라, 스티어링, 승차감 등 온 몸으로 느껴지는 감성적 측면에서는 차원이 달랐다. 아직도 한국 내에서도 젊은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 자동차 산업마저 위기가 온다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참으로 우울한 시대를 지나 암울한 시대가 오는 것일까?
B사보다 부진했던 A사는 곧 디젤 엔진을 얹힌 모델을 출시한다고 한다. 경제가 어렵고 실속을 중요시 여기는 연비가 경쟁력이란 것을 뒤늦게나마 감지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수많은 고급 인재들이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또 한 가지 놓친 것이 있다. 그것은 젊은 고객들이 추구하는 속성 중 하나가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자, 이제 한국 기업의 미래는 차치하고 우리 본인들의 미래를 생각해 보자.
내일, 아니 몇 년 후에 이 아름다운 지구가 망한다면 남은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그 무엇을 찾는 과정은 누구를 만나며, 어디를 볼 것이며, 얼마의 비용으로, 얼마 동안 여행을 떠나야 하는가?같이 갈 사람은 누구인가? 누구를 동반자로 삼을 것인가?설령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 나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있을까?혹시 지금이 바로 그 때인 것은 아닌가? 나는 절호의 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무엇을 잃을 것을 감내하고 그로 인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얼마만큼 감내해야 하는가?어떻게 그 감내의 과정을, 그 순간을 견딜 수 있을 것인가?또한, 새로움 기쁨은 무엇인가?같이 갈 사람들과 소통은 충분히 되었는가?나에게 필요한 결단은 지금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모든 것에 앞서서, 미래를 논하기 전에 또 미래를 추구하는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일 것이다. 또한 그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라는 긴 터널을 가기 위해서는 즐거운 존재를 찾아 같이 가야 한다.
기업도 튼실하지 못하면 원하는 미래에 닿기도 전에 쓰러져 버리듯이, 개인들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의미를 잃게 된다. 그리고 기업이 즐거움 - 예전에는 신바람이라고 하였으나, 문화는 그렇지 못했다 - 을 추구하듯이 개인들도 즐거움으로 버텨야 한다. 그것이 사람을 만나는 것이건, 스포츠이건, 게임이건 간에 정신적으로 지탱해 줄 수 있는,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존재와 함께 해야 한다.
그렇게 계속 가다 보면 미래라는 긴 터널 끝이 보이지 않겠는가? 설령 거기까지 못 간다고 해도 서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 길을 가는 것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기에 곧 즐거움이 되고 보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점에 도달하면 끝났다는 것을 막 실감하고 이제 막 누려보려는 찰나에, 세상이란 것이 얄궂게도 또 다른 긴 - 또한 어쩌면 지나왔던 길보다 훨씬 굴곡진 - 터널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은 우리가 가는 길 자체에 있는 것이라, 목적지에서 가만히 서서 안도할 수는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어딘가를 향해 걷고, 또 나아가야 한다.
위기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조심스러우면서도 신선한 생각을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여 나의 세계를 변화시키며,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본능적으로 흐르는 감각을 따라 자신을 믿고 힘차게 또 한발을 디뎌야 한다.
미래!누구나 가고 있고 보이는 길은 이미 끝이 보이는 길이다.달리는 자동차 속에서 운전을 하며 생각을 많이 하기는 어렵다.
보이지 않는 길!우리는 멈추어 서서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다.우리는 외로운 선택이 아닌 풍부한 감각을 따라 발을 조심스럽게 또 한발 내디뎌야 한다.
미래 경영이란,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고,수많은 길들 중에 감각을 따르는 것이고,멈추지 않고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저력으로 조심스럽게 가는 것이고그 길은 소통과 공감대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한 소통은 권력과 가시적 표현이 아닌 진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고,풍부한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세계에 대한 이해로 인간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되는 것이며,다양한 가치관과 생각들 속에서 어쩌면 오히려 더 고독한 결단의 연속이 우리의 미래라는 길일 수도 있다.
미래를 경영하자,우리의 인생을 경영하자,우리의 세상을 경영하고우리의 기업을 경영하고우리의 나라를 경영하고우리의 세계를 경영하자!
그것은 더불어 함께 가는 기술,외롭지 않게 하는 인성을 가진 사람들,좀 더 나은 문명화된 사회를 함께 추구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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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