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희 작가는 30대가 된 이후로 해마다 교토라는 도시에 간다.
익숙한 것들에서 낯선 것들이 겹쳐 보이고, 반대로 낯선 것들에서 익숙한 것들이 겹쳐 보이기도 하는 도시 교토. 그곳에서 그녀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는다. 그저 이 도시를 산책하는데, 그럴 때는 자신과, 또는 함께 있는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마음으로 걷고 또 걷는다.
교토에서 홀로 있을 때 한수희 작가는 보통 걸으면서 바람 같은 생각을 한다. 바람은 목적지 없이 그저 불어왔다가 불어갈 뿐인데, 걸으면서 하는 생각도 같다. 또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바람 같은 대화를 한다.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 하지만 여기가 아니었다면 교토가 아니었다면, 과연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까. 이 책은 바로 그 바람 같은 생각과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