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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메이커 다은쌤의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 (4)
2017-12-01 2,330 26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 이야기 Ⅱ



안녕하세요. 메이커 다은쌤입니다.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는 총 예산 2000만원을 들고 7월 한 달동안 미국과 유럽의 10개 메이커페어를 다녀오는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 3월 29일에 떠나 205일만인 10월 19일에 서울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지난 호에는 여행 초반에 참가하였던 영국의 뉴캐슬, 미국의 오스틴, 베이 에어리어 메이커페어 이야기를 소개하였습니다. 이번 호에는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서 돌아다녔던 유럽의 메이커페어들을 소개합니다.


■ 전다은 | ‘메이커 다은쌤’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 메이커로, 메이커 문화에 관심이 많고 개인적으로 메이킹을 즐기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메이커로서 주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창작을 즐기고 있으며, ‘Eunny’라는 이름으로 모델링 파일을 공유하고 있고, 메이커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고 함께 알아가기 위해 유튜브에서는 ‘메이커 다은쌤’ 채널을 운영 중이다.


봉주르, 프랑스 파리


LA 친적집에서 영양 보충과 휴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89일의 유럽 여행을 떠났다. 유럽에 처음 도착한 도시는 파리였는데, 저가 항공 시간에 맞춰 이동하다 보니 파리 메이커페어 바로 전날인 8일 밤 11시가 되어서야 겨우 파리 숙소에 도착했다.

6월 9일 파리 메이커페어 첫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행사장을 찾았다. 예상했던 프랑스어의 공습이 시작되었다. 메이커페어를 등록하고 내 부스를 찾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파리의 과학관에서 진행된 메이커페어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어린이 손님이 찾아 왔지만, 그들이 쏟아붓는 질문을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결국 구글 번역기의 힘을 빌려 손으로 나의 간단한 소개와 프로젝트 설명을 적어두었다. 내가 의미하고 싶은 말로 번역이 제대로 되었는지 알 수 없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책상 위에 붙여 놓으니 관람객들이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글을 읽어 주었다. 그리곤 많은 사람들이 파리에 와줘서 고맙다고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주었다.

사실 여러 메이커페어를 다니면서 자기 나라 또는 그 나라의 메이커페어에 방문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한 두 번은 꼭 듣게 된다. 하지만 파리는 뭔가 남달랐다. 같은 날짜에 진행된 베를린 메이커페어를 갈까 하다가 파리를 선택한 나의 고민을 알고 있던 것일까? 일반 관람객으로부터 파리에 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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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City of Science and Industry에서 열린 메이커페어의 입구에서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다. 
나무로 만든 메이커페어의 마스코트 ‘메이키’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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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메이커페어 책상위에 적어놓은 설명이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간단한 나의 소개와 작품 소개를 불어로 적어 두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데 


우여곡절 끝에 3일의 파리 메이커페어 행사가 끝났지만 시차 적응에 실패해서 계속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었다. 행사가 끝난 월요일, 인생 처음 파리에 왔으니 그 유명한 에펠탑 한번 봐야겠다며 숙소를 나섰다. 밖으로 나선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정말 미친듯이 잠이 쏟아졌다.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지면서 정말 이러다 갑자기 쓰러져 다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에펠탑 근처 공원 벤치에 누워버렸다. 

소매치기가 심하다는 그곳에서 나는 가방을 꼭 껴안고 두 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 에펠탑을 보고 이동하면서 조금 잤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숙소에 돌아오기 전까지 두 번이나 더 쓰러져서 잠을 잤다. 한번은 파리 시립현대미술관 매표소 앞에서, 다른 한번은 센강 옆 공원에서 잠을 잤다.(이때 이후로 박물관에서 낮잠을 자는 버릇(?)이 생겼다. 박물관에서는 쾌적하고 안전하게 낮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하) 오히려 파리 메이커페어를 진행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7개월의 여행이 끝난 지금 돌아보면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여행기간 중 가장 힘들 때는 2주 연속 메이커페어를 참가할 때이다. 메이커페어를 참여하면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짐을 들고 돌아다니고 행사기간 3일 동안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언제 누가 질문을 할지 몰라 정신은 긴장된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 이렇게 한 행사가 끝나고 휴식도 잠시, 2주 연속 메이커페어를 참가할 때는 바로 다음 메이커페어를 위해 이동했다.

오스틴-샌프란시스코, 파리-바르셀로나, 하노버-아인트호벤, 피츠버그-서울 메이커페어가 1주일 간격을 두고 연속으로 주말에 행사가 열렸다. 기본으로 비행기를 타고 움직이기 때문에 필요한 티켓 확인, 새 숙소 확인, 소지품 확인에 더하여 나라가 바뀌는 이동은 언어가 바뀌고 대중교통 이용방법이 바뀌면서 챙겨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무리 사서 하는 고생이지만 이주 연속 메이커페어는 정말 힘들었다. 


뜨거운 바르셀로나, 뜨거운 포옹 


파리 메이커페어를 끝내고 바로 다음 주 바르셀로나의 메이커페어를 위해 스페인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는 너무 뜨거웠다. 6월 중순 갑자기 날씨가 35도를 넘어버렸다. 물 1.5L를 다 마셔도 땀을 너무 많이 흘려 화장실 한 번을 가지 않았다. 스페인 친구들도 6월에 이렇게 덥지 않은데 올해 유독 덥다면서 입을 모아 말했다. 

바르셀로나 메이커페어는 올해 처음 열리는 Featured 메이커페어로, 내가 참여했던 메이커페어 중에서 행사 규모가 가장 작았다. 하지만 메이커페어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과 포응을 했던 메이커페어이다. 진행자는 물론 참가자들도 뜨거운 날씨에도 고생한 서로 를 위해 뜨거운 포옹을 하고 헤어졌다. 날씨도 뜨거웠지만 사람들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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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메이커페어에서 만난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이라고 하던데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사람들이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잊지 못할 낭트 메이커페어 


‘2017년 전 재산 탕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총 8개국 12개 메이커페어를 직접 개인 작품을 들고 참가하였다. 12개의 메이커페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메이커페어를 뽑으라면 단연 프랑스 낭트이다. 

프랑스의 서쪽에 위치한 낭트 시 중심에는 ‘레 마신 드 릴(Les Machines de l’ile)’이라는 일명 ‘기계섬’이 있다. 낡은 조선소가 있던 자리를 개조하여 2007년 개장한 놀이공원이면서 예술품이 가득한 전시공간이기도 한 이곳에서 메이커페어가 열렸다. 낭트의 명물인 대형 코끼리(Le Grand Elephant)가 행사장을 돌아다닌다. 이 코끼리는 높이 11.4m, 폭 8.2m, 길이 21.6m, 무게 48.4톤에 달하는데, 움직임이 정말 코끼리의 움직임처럼 표현해 만들어졌다. 쉴새 없이 움직이는 코와 깜박이는 눈동자까지 커다란 코끼리의 섬세 한 움직임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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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트의 명물 대형 코끼리이다. 코끼리처럼 소리도 지르고 코에서 물도 뿜어가며 행사장을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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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력 놀이기구로 열심히 위아래로 펌프를 움직이면 6명이 탑승한 비행기가 돌아간다


그밖에 전동 모터가 아닌 인력으로 움직이는 놀이기구들, 고물로 만든 로봇 악단, 로봇 팔이 그려주는 초상화 등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형식의 창작품을 볼 수 있었다. 기괴하고 요상한 기구적인 움직임은 기계와 예술의 경계를 지우고 오묘한 낭만을 생산해내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상으로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https://goo.gl/uhePPi




낭트를 잊지 못할 메이커페어로 만들어준 사건이 하나 더 있다. 메이커페어 행사 마지막 날, 갑작스러운 폭우로 외부 천장의 물이 행사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메이커페어가 강제 종료되었다. 나의 심플 애니멀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작품이 물에 젖어 버렸다. 이런 정신 없고 짜증이 날 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을 기억하자며 주변 메이커들과 같이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폭우는 행사를 끝냈지만 사람들의 즐거움은 강제 종료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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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폭우로 강제 종료된 낭트 메이커페어장 바닥에 물이 가득 차 있다. 
그 와중에 우리는 이 순간을 기억하자며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다시 갚는 호의 


다른 유럽 사람들에 비해 독일은 조금은 무뚝뚝한 편이 있었다. 누구에게 말을 걸어볼까 고민하며 쭈뼛하게 서 있는 나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라이너(Rainer)는 독일 하노버의 아두이노 커뮤니티 멤버이자 20년전 한국을 방문한 적 있다며 나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나눠줬다. 

하노버 메이커페어가 끝나는 마지막 날, 그가 다시 내 부스로 찾아와 20년 전 서울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20년 전 한국인들에게 받은 호의를 갚아야겠다며 행사가 끝난 다음 날 나를 불러 하노버를 구경시켜 주었다. 덕분에 숙소와 너무 멀어 관광을 포기했던 헤렌하우젠(Herrenhausen) 정원과 베르크가르텐 하노버(Berggarten Hannover) 식물원을 볼 수 있었다. 

꽤 오랜 시간 정원과 식물원을 라이너와 함께 걸으면서 그가 기억하는 20년 전 서울과 어렸을 적 내 기억 속의 서울을 비교하며 너무나도 재미난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그가 아직도 백화점에 하얀 장갑을 착용한 여성이 엘리베이터 안에 있냐고 물은 것이었다. 맞아, 하하하 웃으며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없어졌다고 말하면서도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하루 종일 하노버 이곳 저곳을 누비며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이야기, 만들었던 작품 이야기, 메이커 이야기 등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어쩌면 20년 서울에서 스쳐 지났을지도 모르지만, 평생 서로를 모르고 살다 마침내 하노버 메이커페어에서 만났다. 너무 많은 호의를 받아 미안한 그에게 내가 만든 얼룩말을 선물해주었다. 변화된 한국을 소개할 수 있게 기회가 되면 꼭 다시 한국에 방문해 달라는 인사를 건네고 헤어졌다. 그때는 내가 받은 호의를 다시 갚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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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가 나에게 보여준 20년 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주변 사람들의 옷차림이 그 당시 서울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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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버 메이커페어장에서 닭띠인 그에게 내가 선물해준 닭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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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버의 유명한 헤렌하우젠 공원에서 라이너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메이커들이 다 어디서 왔지? 


유럽에서 마지막으로 참여한 메이커페어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 메이커페어이다. 여행 계획 초반에는 예정에 없었던 메이커페어이지만 하나라도 더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에 참여를 결정했다. 

아인트호벤은 가장 재활용품을 사랑하는 메이커페어였다. 출품 작품에서도 재활용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재활용 플라스틱을 다시 녹여 만든 슬리퍼, 모자와 샴푸통을 이용해서 만든 촛불 배, 깡통을 이요한 조명 등 다양했다. 뿐만 아니라 행사 주체 측에서도 재활용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작년 메이커페어에 사용하고 남은 현수막과 티셔츠로 관람객이 직접 생활 소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인구는 대한민국의 1/3 수준이고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이 아닌 아인트호벤에서 열린 메이커페어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특히 페어장 앞에 작은 도로에 서 카 퍼레이드가 진행될 때는 ‘메이커들이 다 어디서 왔지?’하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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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사용하다 남은 스태프용 티셔츠를 관람객이 재활용하여 가방으로 만들고 있다.


세 번째 건너는 대서양, 다시 미국으로 


여행을 처음 계획했을 때 꼭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한 메이커페어는 5월에 열리는 미국의 베이 에어리어와 9월에 열리는 뉴욕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메이커페어로서 보고 배울 것이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5월과 9월로 떨어져 있는 행사 날짜를 맞추기 위해 결국 비행기로 대서양을 3번이나 건너는 일정이 되었다. 이것은 여행 경로가 아니다. 정말 메이커페어를 참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돈, 시간, 체력을 소모하는 최악의 경로였다. 

9월 4일, 89일의 알찬 유럽 여행을 마무리하고 세 번째 대서양을 건너 다시 미국으로 갔다. 


기사 상세 내용은 PDF로 제공됩니다.

전다은 makereunny@gmail.com


출처 : CAD&Graphics 201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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