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직 나이가 차지 않은 저자 사노 요코의 젊은 시절의 고뇌가 곳곳에 묻어난다. 세상을 달관한 듯한 노년의 사노 요코 글과는 다른 색의 연륜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은 더 힘이 넘쳐나고 맹랑하면서도 여전히 시크하다. 사노 요코는 작가 자신이 겪은 경험들을 통해 독자적인 생각을 관철시킨다. 그런 세상 풍파에 시달리지 않는 그녀의 뚝심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큰 줄기다.

펼치는 페이지마다 주옥같은 명언들을 쏟아내는 사노 요코는 특유의 꾸밈없는 화법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머리말 대신 자문자답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나 이런 사람이야. 어때, 내 얘기 더 들어 볼래?”하고 작정하고 말하는 사람처럼 책을 펼치자마자 흡입력 있는 글로 서서히 몰입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