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앤그래픽스 지식방송 CNG TV 지상 중계
산업 현장의 숙원이던 기계·전기·배관(MEP) 설계 자동화와 유지보수 병목 현상을 인공지능(AI)으로 해결하는 기술이 공개됐다. 에스엘즈(SLZ)는 지난 7월 10일 CNG TV를 통해 3차원 공간을 이해하고 최적의 설계를 스스로 수행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활용 구상을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다시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박경수 기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태욱 연구위원과 에스엘즈 정재헌 대표
산업 현장의 설계 병목과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등장
반도체 팹, 데이터센터, 조선, 플랜트 등 첨단 설비 산업에서는 설비 재정비(re-tooling)와 유지보수 속도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기존의 건축 및 설비 설계 방식은 2D 도면(P&ID)을 3D 입체 모델(IFC/AFC)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공간 간섭과 오류가 발생해 수많은 엔지니어의 반복 작업과 시간 투입이 불가피했다. 에스엘즈는 이 같은 고질적인 설계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공간을 직접 학습하고 추론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 (Pro-B)’와 스마트 라우팅 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전문가 수십 명이 한 달간 작업해야 했던 복잡한 배관 경로 설계를 단 하루 만에 높은 정밀도로 완료할 수 있다.
에스엘즈 정재헌 대표는 “전문가 수십 명이 한 달 동안 밤을 새우며 일해야 해결되던 복잡한 입체 설계 병목을, 공간을 스스로 이해하는 AI를 통해 단 하루 만에 정밀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EBT 기술 기반의 공간 탐색과 글로벌 적용 사례
에스엘즈가 제시하는 핵심 기술 체계인 EBT(3D 공간 위상 해석 기술)는 기존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2D 비전 모델을 넘어 3차원 공간 자체를 구체(sphere) 단위 버블로 탐색해 최적의 경로를 추론하는 기술이다. 에즈빌트(as-built) 현장 데이터를 벡터 데이터베이스인 ‘스페이스 밸류(Space Value)’로 관리함으로써 보안이 철저한 폐쇄망 환경에서도 기업 고유의 설계 노하우를 안전하게 학습시킬 수 있다.
이 설루션은 이미 두바이의 532m 초고층 타워 MEP 자동 설계 프로젝트 및 글로벌 건설사와의 협업, 국내외 자율주행 선박·해양 플랜트 공간 구조 분석 등에 적용되고 있다. 에스엘즈는 향후 클라우드 플랫폼과 증강현실(AR) 시각화 설루션을 결합해, 낮에는 엔지니어와 AI가 협업하고 밤에는 AI가 자동 작업을 수행하는 ‘다크 오피스(dark office)’ 환경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실무 도입을 위한 데이터 정제와 조직 거버넌스의 과제
AI 기반 설계 자동화를 실제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성능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의 데이터 전처리 및 조직적 결단이 필수이다. 수많은 기업이 기존 도면과 레거시 데이터의 규격·속성 차이로 인해 즉각적인 AI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AI가 학습할 수 있는 표준화된 데이터 정제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보수적인 일하는 방식이나 부서 간 자산 경계를 넘어 최고경영진의 결단(top-down)을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 구축이 성공적인 AI 전환(AX)의 열쇠로 지목된다. 향후 엔지니어의 정밀한 최종 검수와 AI의 높은 생산성이 결합된다면 엔지니어링 전반의 안전성과 품질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AI 도입을 위한 데이터 정제와 가공 과정이 전체 전환 작업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며, 확실한 경영진의 결단과 데이터 표준화가 병행될 때 비로소 강력한 AX 성과가 창출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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