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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산업AI 성공의 관건, 데이터를 지배하라
2026-01-20 357 4

최근 AI에 대한 국내외적인 열풍은 산업화를 거쳐 정보화를 넘은 인류에게 미래 지능화 사회로 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세상의 모든 바둑 기보를 학습한 구글의 알파고로 세계 1등 AI 바둑 기사를 선보인 이후 2023년에 세계인들에게 소개된 챗GPT는 세상에 알려진 모든 상식을 학습한 AI 상식 전문가가 되었다. 이렇게 세상 모두에게 알려진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범용AI라고 한다. 

이제 인간의 완벽한 모방을 추구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보다 세분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버티컬AI는 특정 분야의 모든 전문데이터를 학습한 분야별 AI이다. 산업AI는 대표적인 버티컬AI이다. 제조, 의료 및 법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인간 전문가를 대체하도록 특화된 AI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개별기업의 모든 내부데이터를 학습하여 직원을 대신하여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프라이빗AI로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 접근성이 갈라놓은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

AI가 적용되는 방향을 보면 한 가지 의미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 산업화나 정보화 시대에서는 일반적으로 개별 회사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는 해당 분야나 지역에서 먼저 적용된 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방향이지만 AI의 발전은 반대 방향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AI가 학습하는 대상 데이터의 접근성과 완결성이다. 알파고가 학습한 수십 년간의 많은 프로 바둑 기보 데이터는 공개되어 접근성이 높았고, 챗GPT는 개방된 인터넷에 잘 정리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였다. 결국 범용AI가 먼저 성공한 이유는 학습시키고자 하는 지식을 갖는 많은 양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범용AI 기술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AI의 승패는 결국 프라이빗AI의 주도권을 누가 먼저 확보하는가에 달려있다. 

범용AI에 뒤진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이 산업AI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넘어 완벽한 정보사회를 실현하면서 기업별로 방대한 양의 업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기업 간의 업무가 모두 정보화되어 있어 데이터 자원 측면에서 산업AI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을 갖는다. 

한국 산업 인공지능의 잠재력과 해결해야 할 난제

산업AI는 해당 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해당 산업의 인간 전문가를 대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의료산업AI는 병원, 약국, 의과대학, 의약품 유통회사 등 다양한 의료분야 회사들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하나의 AI모델로 학습시킨다.

하지만 우리가 산업AI의 주도권을 가지려면 2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기업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확보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엄격한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원본데이터를 엄격하게 보호하는 현실에서 2020년 데이터3법 개정으로 공익목적으로 가명정보 결합 활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산업 목적 활용은 아직 불가능하고 물물교환 방식의 데이터 유통만 가능하다. 우리와 AI 경쟁국인 미국과 중국은 법 체계적으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는 업무 기밀정보의 보호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기업 데이터에 대한 외부 접근성이 엄격하게 차단되어 있다. 

둘째는 얼어붙은 데이터 유통 시장의 현실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하드웨어 제품을, 정보화 시대에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생산하여 유통했다. 지능화 시대에는 데이터 제품을 생산하여 자유롭게 결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융합데이터 제품으로 유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만들었던 데이터 유통 시장들도 폐쇄되고 있는 현실이다. 

성숙한 정보사회에서 모든 내외부 업무가 정보화된 국내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엄청난 양의 업무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지만, 방대한 업무데이터는 내부 창고에 생산된 그대로로 저장만 하고 있다. 21세기 원유인 원시데이터를 뒷마당에 계속 쌓아만 놓는 것과 같다. 그 이유는 내부데이터를 외부로 유통할 때의 개인정보와 기밀정보의 유출로 인한 법적 책임과 경영 악화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의 분야별 산업AI와 기업의 프라이빗AI 경쟁력 확보는 미래 지능화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업이다.

기업의 데이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에 있는 각 정보시스템에 어떤 데이터가 어디에 어떻게 저장 관리되고 있는지, 데이터 오류나 품질은 제대로 유지되는지, 동일 또는 유사 데이터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외부 데이터와 결합하여 고활용성 융합데이터로 만들 수 있는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고활용성 데이터에 개인정보와 기밀정보가 어디에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등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총칭해서 전사적 데이터거버넌스라고 한다. 

그 결과물로 전체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데이터의 흐름, 위치, 관계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사적 정밀 데이터지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지도를 보고 개별 AI 적용 업무 모델을 학습하기 위한 고활용성 원시데이터를 손쉽게 찾아 개인정보나 기업정보를 확실하게 제거하여 해당 목적의 학습용 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 동일한 방법으로 외부 유통용 원시데이터를 찾아 다른 데이터 제품과 결합 가능한 형태의 재현데이터로 가공해서 합법적으로 외부 유통이 가능한 익명데이터 제품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프라이빗AI를 실현하거나 외부 유통용 데이터 제품을 생산하려면 자기 “데이터를 지배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통적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영역은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와 같이 정형데이터만을 대상으로 수동적으로 관리하였다. 하지만 산업AI를 위한 정밀 데이터지도는 비정형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데이터를 읽고 비교해서 데이터 요소들 간의 유사성 및 중복성, 분포성 그리고 변화성 등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서 정밀지도로 관리해야 하므로 자동화되어야 한다. 

기업이 스스로 이런 작업을 진행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프라이빗AI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국가 차원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프라이빗AI를 구축했을 때 산업AI를 보다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즉 기업에 AI를 적용하기 위해서 전사적 정밀데이터 지도를 구축한 기업이 외부 유통용 데이터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기업의 정밀 데이터 지도 구축은 우리나라의 프라이빗AI와 산업AI의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개별 기업이 정밀 데이터지도 환경을 스스로 구축하려면 내부 데이터로 만든 자사 데이터 제품을 외부로 유통해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은 기업이 판매한 데이터 제품이 구매자에게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시장에서 데이터 제품의 객관적인 가치를 경쟁 체계로 평가하면서 이종 데이터 제품들을 결합하여 고부가가치 융합데이터로 재생산하는 데이터 수퍼마켓을 실현해야 한다. 즉 기업의 적극적인 데이터 제품 생산과 국내 데이터 유통 시장 활성화는 무엇이 먼저냐는 선후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문제이다.

따라서 현재의 척박한 우리 데이터 유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마중물이 절실하다. 기업이 전사적 정밀데이터 지도를 구축하는 비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내부 프라이빗AI 기초를 만들게 하면서 기업에게 외부 유통용 데이터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동시에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은 정부가 다시 한 번 과감하고 선제적인 전략으로 AI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산업AI와 프라이빗AI의 구현,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발전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의 지능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산업AI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에도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지능형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의 산업과 서비스를 유지·혁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현명한 정책과 민간의 혁신 역량이 결합된다면, 우리는 미래 지능화 사회의 주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원석 / 연세대학교 인공지능융합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

 

최경화 kwchoi@cadgraphics.co.kr


출처 : DIGITAL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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