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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 시대의 인류 생존 전략과 새로운 불의 발견
2026-01-06 539 6

디지털 지식전문가 조형식의 지식마당

 

지난 수년 간 인공지능(AI)은 새로운 방향과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2026년, 인공지능은 더 이상 현재의 소프트웨어처럼 단순한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이제 우리의 생산 수단이자 사고의 파트너이며, 나아가 핵심적인 의사결정자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인의 생존은 단순히 ‘기술을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자신을 어떻게 구조화하고 연결하는지의 문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과연 AI와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존재인가? 아니면 인공지능에 대체(replacement)되는 부품과 같은 존재인가?”

과거에는 코딩, 외국어, 자격증, 보고서 작성 등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단일 능력이 개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현재의 AI는 코딩과 번역은 물론, 전략 초안까지 스스로 제안한다. 결국 개인의 단일 능력은 더 이상 차별점이 되지 못하며, 이제는 능력의 합이 아닌 구조 완성도가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AI와 협업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라이프 디지털 스레드(life digital t hread), AI 온톨로지(AI ontology),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그림 1. AI 협업의 세 가지 핵심 요소

 

라이프 디지털 스레드는 우리의 파편화된 기억을 연속적인 시스템으로 재구성해 준다. AI 온톨로지는 인공지능에게 우리의 경험을 설명 가능한 데이터 구조를 만들어 준다. 디지털 트윈은 나의 판단과 일관성을 증명하는 나의 모델이다. 이 세 가지 핵심요소가 인공지능 시대에 나를 대표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없다면 인공지능 시대에서 개인은 투명인간이 된다. 다시 말해서 인공지능 시대에 AI 기반 체계에서는 인식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인공지능과 파트너이거나 역량을 증강시키는 개인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대체재가 되는 것이다.

 


그림 2. 인간의 기억을 온톨로지로 변환

 

AI는 인간을 감정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오직 구조(structure)를 통해 파악한다. AI가 개인의 품질을 추론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데이터는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판단근거의 궤적(trajectory of judgment), 즉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가’에 대한 과정이다.

  • 개념(concept) : 내 경험이 속한 지식적 범주
  • 관계(relation) : 경험과 지식 간의 연결 고리
  • 속성(attribute) : 경험의 구체적인 특징
  • 맥락과 시간(context and time) :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순서로 행동이 이루어졌는가?

인간이 AI와 속도로 경쟁하는 것은 이미 의미가 없다. 2026년의 진정한 경쟁력은 가속이 아니라 조율(alignment)에서 나온다. 내가 무엇을 축적하고 무엇을 버리는지에 대한 일관된 궤적이 곧 나의 정체성이자 AI 시대의 생존 전략이다. 결국 살아남는 사람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가장 잘 구조화한 사람이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불의 발견과 오늘날의 인공지능 발전은 인류가 환경에 단순히 적응하는 존재에서 환경을 스스로 설계하는 존재로 거듭나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한 혁신적 전환점이다.

 


그림 3. 인공지능 시대의 개인상

 

새로운 ‘틈새’와 시간의 창출

  • 불의 발견 : 인류는 불을 통해 밤의 안전을 확보하며 불빛 틈새(firelight niche)를 만들었다. 이는 매일 약 5시간, 연간 76일이라는 엄청난 추가 활동 시간을 선물했으며, 인류는 이 시간을 통해 문화를 축적했다.
  • AI의 발전 : 인공지능 역시 인간의 반복적이고 복잡한 연산 업무를 대신 수행함으로써, 인류에게 새로운 ‘인지적 여유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불이 밤의 어둠을 밝혀 시간을 늘렸다면, AI는 지적 노동의 시간을 단축해 인류가 더 고차원적인 창의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고 있다.

 

언어와 소통 방식의 진화

  • 불의 발견 : 어두운 밤에는 손짓이 통하지 않았기에 인류는 음성 언어를 선택했다. 불 앞에 둘러앉아 나눈 대화의 81%는 신화와 전설 같은 이야기였으며, 이는 언어를 정교화하고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 AI의 발전 : AI는 인간의 언어를 기계가 이해하는 데이터로 변환하고, 다시 인간의 언어로 생성해내는 과정을 통해 소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 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인간다운’ 문화를 만들었듯, 현재 인류는 인공지능과 대화(프롬프트)하며 새로운 형태의 지식과 예술을 창조하고 있다.

 

뇌의 기능적 도약과 계획 능력

  • 불의 발견 :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연료를 모으고 순번을 정하는 과정에서 ‘확장된 작업 기억’과 미래 설계 능력이 발달했다. 또한, 안전한 수면으로 렘 수면의 비중이 늘어나며 학습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 AI의 발전 :  AI는 인류의 ‘외부 뇌’ 역할을 하며 인간의 인지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불 관리가 고도의 계획 능력을 훈련시켰듯, AI를 제어하고 통합하는 과정은 인류에게 더 복잡한 전략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며 인류의 지적 수준을 또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림 4. 불의 발견과 인공지능 발전의 비교

 

환경의 수용자에서 ‘설계자’로의 전환

  • 불의 발견 : 불을 사용하면서 인류는 추우면 불을 피우고, 맹수가 오면 불로 쫓아내는 등 환경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기술이 되어 생존 전략으로 축적된 것이다.
  • AI의 발전 : AI는 이제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과 정보 생태계 전체를 인류의 의도에 맞게 재구성하고 있다. 인류는 이제 AI라는 도구를 통해 미래를 더 정교하게 예측하고 설계하는 ’호모 이그니스(불의 인간)’에서 ‘호모 사피엔스(지혜의 인간)’로서의 정점에 다가서고 있다.

결론적으로 불이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인류의 삶 자체를 바꾼 ‘환경’이었다고 정의할 수 있다면, 인공지능 역시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현대 인류의 새로운 인지적 환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불이 인류를 ‘인간답게’ 만들었다면, 인공지능은 그 ‘인간다움’의 정의를 새로운 기술 문명 속에서 재확립하도록 이끌고 있다.

40만 년 전 불이 인류의 뇌라는 하드웨어에 ‘미래 예측’이라는 운영체제를 깔아주었다면, 현재의 인공지능은 그 운영체제를 초고성능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인류 전체의 지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 조형식
항공 유체해석(CFD) 엔지니어로 출발하여 프로젝트 관리자 및 컨설턴트를 걸쳐서 디지털 지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지식연구소 대표와 인더스트리 4.0, MES 강의, 캐드앤그래픽스 CNG 지식교육 방송 사회자 및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보잉, 삼성항공우주연구소, 한국항공(KAI), 지멘스에서 근무했다. 저서로는 ‘ PLM 지식’, ‘서비스공학’, ‘스마트 엔지니어링’, ‘MES’, ‘인더스트리 4.0’ 등이 있다.

 

 

■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조형식 hyongsikcho@gmail.com


출처 : 캐드앤그래픽스 202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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