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 하는 이유
지난 호에서는 ‘보이게 하는 것’과 ‘보이지 않게 하는 것’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아울러 ‘보이게 하기 위한 조건’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았다. 시각적으로 구분이 가능한 여러가지 형태의 대비(Contrast)의 존재가 가시화에 필수적인 조건임을 알 수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보고 싶어 하는 이유’와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여러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무의식 또는 의식적으로 보려고 하는 생각이 일어나는 이유와 보고 싶어하는 대상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이해를 깊이 한다면 보고 싶은 것을 더 잘 볼 수 있지는 않을까?
■ 유우식 | 웨이퍼마스터스(WaferMasters)의 사장 겸 CTO이다.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과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거쳐 미국 내 다수의 반도체 재료 및 생산설비분야 기업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재료, 공정, 물성, 소재분석, 이미지 해석 및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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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일까?
1. 호기심
호기심은 동물이나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감정으로, 선천적으로 무엇이든 알고 싶어하는 행동들이 원인이 된다. 심리학에서는 새로운 정보, 지식, 경험을 얻고자 하는 욕구로서 탐색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심리적 성향으로 정의하고 있다.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도 색다르거나 신기하거나 이상한 일이나 대상에 끌려 그 정체나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행동을 취한다.(그림 1)
호기심은 어떤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삶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생명현상의 일부인 셈이다. 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호기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서 정보를 추출하여 활용하기 위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일까? 단순한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만은 아니지 않을까? 장면 그 자체는 큰 의미가 없을 테니 말이다. 이번 호에 여러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만약 호기심이 없어진다면 만사가 귀찮아지고 삶에 대한 의욕도 사라지지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호기심이 있으면 마음은 늙지 않는다’라는 말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싶다.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호기심은 또 다른 호기심을 낳고 세상은 온통 호기심으로 가득한 탐구의 대상이 된다. 호기심이 있는 한 우리는 지속적인 탐구활동을 하게 되고 우리가 학습하고 성장하는 동안 생기로 가득하여 마음만은 늙지 않는다. 과도한 호기심을 경계하는 신화, 설화, 격언 등이 세계 각국에 전해져 내려오는 것을 보면 일반인에게는 적당한 호기심정도는 허용된 것 같다.
호기심을 필요로 하는 직업군에 속한 학자, 연구원, 개발자, 예술가 등은 무한한 호기심으로 왕성한 지적 도전이 필수적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