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제조 현장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협동로봇과 자율로봇이 공정 곳곳에 투입되면서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동시에 ‘안전’이라는 근본적인 과제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서 로봇이 스스로 안전하게 판단하고 움직이도록 만드는 ‘안전 지능(Safety Intelligence)’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 세이프틱스 신헌섭 대표
로봇 안전 지능 기술 전문기업 세이프틱스
2020년 설립된 세이프틱스(Safetics)는 로봇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로봇 안전 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많은 기업이 협동로봇을 도입하며 펜스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작업 환경을 기대하지만, 현실의 제조 현장에서는 법적·제도적 안전 기준으로 인해 여전히 물리적 펜스 설치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신헌섭 대표는 “협동로봇이 도입됐다고 해서 곧바로 펜스 없는 작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안전 규제가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세이프틱스는 이러한 제도적·기술적 장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출발했다. 단순히 로봇을 멈추거나 격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로봇이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한 동작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 기업의 지향점이다. 이 같은 기술은 제조 현장뿐 아니라 카페, 급식실 등 로봇이 사람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다양한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안전과 생산성을 동시에 잡는 최적 설계 솔루션 ‘SafetyDesigner’
세이프틱스가 시장에 주력으로 선보이는 솔루션은 협동로봇의 PFL(Power and Force Limiting) 모드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웹 기반 안전 설계 솔루션 ‘SafetyDesigner’다. SafetyDesigner는 안전성과 생산성 사이의 상충 관계를 기술적으로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충돌 안전 시뮬레이션 기능: 별도의 물리적 실험 없이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과 사람이 충돌할 경우 발생하는 힘과 압력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분석하고 설계 단계에서부터 대응이 가능하다.
최대 안전 속도 추천 기능: 시뮬레이션으로 도출된 힘과 압력 값을 기반으로 ISO 안전 표준을 충족하면서도 공정 효율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로봇 속도를 제안한다. 이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는 핵심 기능이다.
지능형 위험성 평가 기능: 설문 기반의 위험성 평가 방식을 통해 안전 전문 지식이 없는 현장 담당자도 로봇 작업 환경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면, 관련 표준과 법규에 대응하는 위험성 평가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안전 설계와 규제 대응을 동시에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의 신뢰가 높다.
AX 시대의 로봇 자율성을 뒷받침하는 안전 지능 기술
제조 AX(AI Transformation) 시대의 핵심은 로봇의 ‘비정형 유연성’이다. AI 로봇은 실시간으로 경로와 속도를 바꾸며 작업을 수행하지만, 이러한 자율성은 기존의 고정된 안전 설계 방식으로는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 세이프틱스의 경쟁력은 다양한 로봇 모션을 수만 번의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표준에 부합하는 안전 속도를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데 있다.
더 나아가 세이프틱스는 SafetyDesigner로 분석된 데이터를 로봇과 실시간으로 연동해 자율적인 안전 판단과 제어를 수행하는 ‘SafetyGiver’ 솔루션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주요 로봇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 중인 이 기술은, AX 시대 제조 현장에서 로봇 자율성을 안전하게 통제하고 증명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휴머노이드 시대를 여는 ‘로봇 안전 지능’
세이프틱스는 공장을 넘어 일상으로 확장될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빠르고 복잡한 동작을 수행하기 때문에, 기존의 펜스나 단순 정지 방식으로는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에 세이프틱스는 사람이 경험을 통해 안전 감각을 익히듯, 로봇이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고 최적의 행동을 선택하는 ‘안전 지능’을 모든 형태의 로봇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 대표는 “앞으로의 로봇 안전은 ‘멈추는 기술’이 아니라, ‘판단하는 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이프틱스는 이 같은 정의를 바탕으로 사람과 로봇이 가장 안전하게 공존하는 미래를 구현하고 있다.
펜스 없는 생산성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세이프틱스는 로봇 도입 과정에서 안전 규제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SafetyDesigner를 활용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펜스나 잦은 정지 없이도 법적 기준을 충족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또한 안전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위험성 평가 솔루션을 통해 국내 제조 현장의 안전 인프라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한 대만 넥스코봇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능형 로봇 시대를 위한 안전 패러다임 전환
제조 AX와 산업 AI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로봇 안전을 사후 보완이 아닌 초기 설계의 핵심 요소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휴머노이드와 같이 사람과 밀착해 작동하는 로봇일수록, ‘피지컬 AI’ 기반의 안전 기술은 시장 확대의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세이프틱스는 안전을 공정의 제약이 아닌 성능 극대화의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공간 효율 개선과 멈춤 없는 공정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사람과 로봇의 경계 없는 협업, 세이프틱스가 여는 새로운 길
로봇 안전의 패러다임은 이제 펜스로 격리하던 시대를 넘어, 로봇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고 안전하게 행동하는 ‘지능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세이프틱스는 지구상의 모든 로봇이 사람과 경계 없이 협업하는 세상을 지향한다. 펜스라는 물리적 장벽이 사라진 자리에서 안전한 공존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세이프틱스는 전 세계 로봇 산업의 혁신 파트너로서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