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AI 생태계 지원과 정책적 비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로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된다.캐디안은 미래의 건축 설계와 시공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AI 기반의 CAD와 BIM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토종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국내 유일의 CAD 프로그램 수출기업인 캐디안은 2020년부터 AI를 접목한 AAD(AIAided Design) 개념을 도입하여 세계적인 CAD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 9월 11~12일 진행된 ‘코리아 그래픽스 2025’에서 캐디안은 자사의 AAD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이 글에서는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AI 기술이 어떻게 설계 산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전통 목조건축 디지털 복원·신축 설계의 새로운 이정표
캐디안은 2021년부터 전통 목조건축의 복원과 신축 설계를 위한 전문 CAD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실로 2025년 11월, ‘캐디안 TWArch Pro(CADian TWArch Pro)’를 선보일 예정이다. ‘TWArch Pro’는 ‘Traditional Wooden Architecture’의 약자로, 전통 목조건축에 특화된 3D CAD 시스템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한 제품이라고 자부한다.
이 제품은 단순한 설계 도구를 넘어, AI 기반의 전통 건축 설계 자동화 플랫폼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사용자가 입력한 다양한 도면 정보를 AI가 인식해 객체를 식별하고, 룰 기반 구조 추론을 통해 정확한 스케일과 축에 맞춰 정렬하며, 부재 간의 연관성과 정합성을 분석하여 3D 목구조 설계를 자동으로 완성한다.
캐디안은 전통과 첨단이 공존할 수 있음을 기술로 입증하며,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heritage)’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앞으로는 단순한 CAD 소프트웨어를 넘어, 대한민국의 건축 유산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보존하는 역할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림 1. AI 이미지 인지 기반 캐디안 TWArch Pro의 설계 방식 및 수정 방안 개요
전통 건축에서 축적한 도면 인지 기술을 현대 건축으로 확장
캐디안은 전통 목조건축 복원과 신축 설계를 자동화하면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2025년 12월 신제품 ‘캐디안 AI-CE(AI CostEstimation)’를 선보일 계획이다. AI-CE는 도면 이미지 기반 객체 인식, 공간 구조 분석, 문자 정보 해석을 통해 건축 도면을 자동으로 해석하고 물량 산출(BOM : Bill of Materials)까지 수행하는 AI 플랫폼이다.
AI-CE는 벽체, 창호, 출입문, 가구 등 다양한 객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분류하며, 공간 구조와 동선을 파악해 설계를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도면에 포함된 실명, 치수, 마감재 등의 문자 정보를 OCR(광학 문자 인식)로 식별하여 자동으로 BOM 테이블을 생성한다. 이로써 설계부터 시공, 적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차세대 CAD 인식 설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AI-CE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서비스될 예정이므로,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여러 건설사와 가구 및 인테리어 기업들이 AI-CE의 도입을 검토하거나 시범 운영 중이기도 하다. 이들은 AI-CE가 인건비를 줄이면서도 더 정확한 설계 준비와 예산 산정을 가능하게 한다고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림 2. 캐디안 AI-CE의 작동 순서(AI 인지 → 도면 재생성 → BOM 산출)
캐디안 프로, 캐디안 BIM – AI로 재탄생하다
2025년, 캐디안은 자사의 주력 제품군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하여 CAD 설계 소프트웨어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기존의 CAD를 넘어, AI를 기반으로 설계 자동화, 데이터 정규화, 실시간 조언까지 가능한 지능형 설계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AI 고도화가 적용되는 대상은 기존 캐디안 프로(CADian Pro, 오토캐드 *.dwg 호환 범용 CAD) 제품군과 새로 개발 중인 캐디안 BIM 프로(CADian BIM Pro, 레빗 *.rvt 호환 범용 BIM)이다. 두 제품은 각기 다른 사용자층을 겨냥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설계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캐디안 프로 : 설계자의 손과 눈이 되어주는 AI 도우미
캐디안의 대표 제품인 캐디안 프로 2025 버전은 AI 기술이 깊숙이 내장되어 기능성과 사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다.
- 스마트 블록 기능 : AI가 도면 상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도형이나 객체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이를 사용자 정의 블록으로 등록하여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고 도면 일관성을 유지한다.
 - 도면 레이어 표준화 및 블록 네이밍 표준화 : 동일한 객체를 다양한 레이어에 그려 넣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AI가 객체 유형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레이어를 통합 정리해준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에서의 협업 도면 정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동일 레이어 내 동일 형상을 동일한 블록 이름으로 통일함으로써 데이터 정규화 및 객체 관리 효율을 향상시킨다.
 - 캐디안 디자인 어시스턴트 : AI 에이전트 기반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 검색 증강 생성) 시스템을 활용한 ‘캐디안 디자인 어시스턴트(CADian Design Assistant)’를 탑재했다. 이 기능은 설계자가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음성으로 질문하면 설계 관련 정보, 명령어 및 명령 진행 방법, 설계 지침 등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설계 설루션을 제시한다.
 

그림 3. 캐디안 디자인 어시스턴트의 실제 사용 모습
캐디안 BIM 프로 : 대화하고 판단하는 BIM 설계 AI
캐디안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제품 캐디안 BIM 프로 역시 AI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대화형 캐디안 BIM 어시스턴트 탑재
설계자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설계 중 발생하는 법적/기술적 문의를 AI에게 바로 질의할 수 있다. ‘캐디안 BIM 어시스턴트(CADian BIM Assistant)’는 사용자의 질문에 AI가 현행 법령과 판례, 기준에 따라 답변을 제공한다. 그리고 해당 법이나 규정을 위반하는 객체를 AI가 스스로 탐지하고 수정안까지 제시하는 ‘자동 검사 기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그림 4. 캐디안 BIM 프로의 AI화 사례 : 법규 탐지 및 수정
2Dto3DBIM 기능 탑재
2D 평면도 이미지를 입력하면 AI가 공간 구조와 객체 정보를 인식하여 단일 층의 3D BIM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2Dto3DBIM’ 기능이 포함된다. 이 기술은 추후 다층 평면도와 단면도 정보를 종합 분석하여, 여러 층에 걸친 BIM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그림 5. 캐디안 BIM 프로의 AI화 사례 : 2D 도면을 3D BIM으로
‘말하면 설계해주는 세상’을 꿈꾸다
설계의 언어가 이제 키보드와 마우스를 넘어 ‘말’로 옮겨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캐디안은 AI-CAD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사로서,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최근 AI 융합을 통해 AI 기반 음성 설계 자동화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림 6. 캐디안이 생각하는 ‘말로 설계하는 AI-CAD’ 개발 콘셉트
‘말하면 설계하는 AI-CAD’는 단순한 기술 과제가 아닌, 세계적인 CAD 기업들도 아직 해답을 내지 못한 문제이다. 하지만 캐디안은 이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설계라는 복잡한 작업을 AI가 이해하고 실행하는 기술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캐디안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CAD 및 이미지 인식 기술에 특화된 기업으로, AI의 고차원 기술을 국내 최고의 AI 전문 기관과 협력하여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본격 개발을 시작하여 2027년까지 음성 기반 AI-CAD 시스템을 실용화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 한명기캐디안 기술연구소의 상무이사로, AI-CAD 설루션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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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