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코리아 그래픽스 2026, AI와 에이전트가 이끄는 크리에이티브의 미래 제시
올해로 열네 번째를 맞은 ‘코리아 그래픽스 2026’이 지난 9월 10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올해 행사는 ‘크리에이티브의 확장, 피지컬 AI와 에이전트가 만드는 미래’라는 주제 아래, 제품 디자인부터 건축 시각화, 3D 프린팅 기술을 아우르는 최신 트렌드를 짚었다. ■ 정수진 편집장
인공지능(AI)의 고도화는 기업 조직을 ‘AI 네이티브’로 재편하고 있으며, 실무 밀착형 도구와 AI CAD 기술의 결합을 통해 설계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캐드앤그래픽스 최경화 국장은 개회사에서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와 주도적으로 업무를 해결하는 AI 에이전트가 결합해, 산업 전반의 자율적 혁신을 이끄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 코리아 그래픽스 행사를 관통하는 중심축으로 ‘AX 디자인과 인간 맥락의 결합’ 및 ‘피지컬 AI와 자율형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현장 혁신’을 짚은 최경화 국장은 “도구가 아무리 진화하더라도 결국 경쟁력의 본질은 기계적 프롬프트가 아니라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평생에 걸쳐 쌓아온 고유의 콘텍스트”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코리아 그래픽스가 비즈니스와 창의적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스템 설계자로 진화하는 AX 디자이너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의 유훈식 교수는 ‘크리에이티브 시스템 디자인 : AGI 시대를 준비하는 AX 디자이너’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디자인 패러다임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근본적인 전환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사용자 경험(UX) 중심 시대를 지나, 이제는 기업 시스템 전체를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AI 네이티브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 유훈식 교수의 진단이다.
유훈식 교수는 “에이전트 직원들이 실무를 잘 담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단순 도구 활용을 넘어 자율형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시스템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마크다운 표준을 기반으로 사내 지식을 체계화하는 ‘LLM 위키’ 구축이 필수로 꼽힌다. 데이터를 폴더가 아닌 연결 중심의 로컬 자산으로 관리할 때, 자율형 에이전트가 높은 디자인 생산성과 고품질 산출물을 완성하는 에이전트 OS 환경이 열린다는 것이다. 유훈식 교수는 “결국 미래의 디자이너는 직접 요소를 그리는 수준을 넘어, 에이전트가 최적의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AX(인공지능 전환) 디자이너’로 진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유훈식 교수
실시간 시각화와 3D 공간 추론으로 엔지니어링 혁신
카오스코리아의 신동근 팀장은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AI 가이드 Chaos Veras’에 대해 소개했다. 건축 및 인테리어 시각화 분야에 특화된 차세대 AI 설루션 베라스(Veras)는 2D 스케치나 3D 모델을 실시간으로 사실적인 렌더링 이미지로 전환하며, 다양한 디자인 콘셉트와 자재 특성을 신속하게 탐색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카메라 구도가 변경되어도 공간 구성 요소를 고정하는 ‘디자인 락’과 원하는 부위만 초고속으로 수정하는 ‘스마트 셀렉션’이 핵심 기능이다. 신동근 팀장은 “AI 이미지가 단순히 픽셀 덩어리로 끝나지 않고 CAD 툴의 3D 자산으로 다시 기록되는 양방향 워크플로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이디어 구상부터 실시간 렌더링, 애니메이션 비디오 생성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베라스는 크리에이터의 업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무 가이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카오스코리아 신동근 팀장
에스엘즈의 정재헌 대표는 ‘3D 공간 추론 AI 에이전트와 자율 라우팅 벤치마크 공개’를 주제로 발표했다. 숙련 엔지니어 부족으로 인한 설계 병목이 산업계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응하고자 에스엘즈는 EDA(전자 설계 자동화) 분야의 설계 원리를 건축 및 플랜트 설비 배관(MEP) 설계에 접목한 머신러닝 학습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저작 소프트웨어 간에 형상과 속성 정보의 손실 없이 고속 데이터 전환을 지원하고, 3차원 공간 속 가치를 점수화해서 장애물을 회피하는 최적 배관 경로를 실시간 생성할 수 있게 됐다. 정재헌 대표는 “현장 실증 결과, 숙련 엔지니어 두 명이 석 달 넘게 소요하던 설계를 단 이틀 만에 마칠 수 있었다”면서, “낮에는 에이전트와 일하고 사람이 퇴근하면 에이전트끼리 자율적으로 일을 해서 디지털 트윈 데이터가 실시 설계 수준까지 완결되는 ‘다크 오피스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에스엘즈 정재헌 대표
제조 현장 자율화를 이끄는 AI·3D 플랫폼
유비씨 AI센터의 정현석 이사는 ‘다크 팩토리가 그리는 미래의 전제, 온톨로지 기반 디지털 트윈과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을 주제로, 완전 자율 제조의 실현 방안을 소개했다. 완전 자율 생산을 뜻하는 ‘다크 팩토리’를 완성하려면 AI가 현실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훈련시킬 가상 세계는 단순한 시각 충실도를 넘어 물리적 법칙과 의미 관계를 반영하는 시뮬레이션 충실도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AI가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도록 지식 구조화 기술인 온톨로지(ontology)를 적용하는 것이 중점으로 꼽힌다. 정현석 이사는 “제조 AI의 출발점은 자율적인 지능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제어”라면서, “이를 위해 정해진 워크플로 안에서 AI 모델을 정교하게 제어하고 통제하는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 유비씨 AI센터 정현석 이사
나니아랩스의 서민식 CTO는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틱 AI로 : 제조업 설계 프로세스의 다음 단계’ 발표를 통해, 제조업 설계가 최적 설계와 생성형 설계를 거쳐 자율 설계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엔진 성능 예측부터 자동차 이너 패널, 사출 성형 결함 예측 등 다양한 현장 사례를 거치며 발견한 진짜 병목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부재가 아니라 복잡한 공학 문제를 다루는 숙련된 문제 해결 역량에 있다고 짚었다. 서민식 CTO는 “문제 해결 역량을 에이전트로 옮기는 것이 설계 AI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나니아랩스는 제조업 특화 AI 플랫폼 아슬란X(AslanX)에 MCP를 연결하고 독자적인 지식베이스를 결합해, 모호한 요구 사항을 명확한 스펙으로 변환하고 자율적으로 최적의 AI 설루션을 탐색·구축하는 에이전트 생태계를 제시하고 있다.
▲ 나니아랩스 서민식 CTO
에픽게임즈코리아의 진득호 차장은 ‘언리얼 엔진 MCP 워크플로와 제조업 맞춤형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리얼타임 3D 엔진이 제조 현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짚은 진득호 차장은 언리얼 엔진 5.8 버전에 대해 “소스 코드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로봇 학습, 철도 및 항공 시뮬레이션, 스마트 공장 관제 등 다채로운 맞춤형 설루션 구축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진득호 차장은 “리얼타임 3D 엔진 간의 격차는 소스 코드 개방 여부에서 크게 갈릴 것”이라고 짚었다. 언리얼 엔진의 경우 LLM을 엔진과 결합하는 MCP 워크플로를 공식 통합해서, 자연어 명령만으로 절차적 생성(PCG)이나 라이팅, 블루프린트 작업을 실시간 제어하도록 구현했다. “이는 비개발자 실무자도 복잡한 3D 공간을 손쉽게 구축하며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적 전환점”이라는 것이 진득호 차장의 설명이다.
▲ 에픽게임즈코리아 진득호 차장
스트라타시스의 최장윤 부장은 ‘피지컬 AI 시대의 제조 혁신 - AI 에이전트와 적층제조가 만드는 미래 생산 패러다임’을 소개했다. 3D 프린팅이 단순 시제품 제작을 넘어 부품을 양산하는 제조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한 최장윤 부장은 “3D 프린팅의 패러다임이 단순 시제품 제작을 넘어서 실제 부품과 도구를 생산하는 제조 영역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타시스는 AI 기반 설계 자동화 툴인 픽스처메이트(fixturemate)와 FDM 시뮬레이션 설루션 노비패스(NoviPath)를 통해 고정구 설계 시간을 90%, 부품 무게를 35% 줄인 사례를 소개했다. 최장윤 부장은 “스트라타시스는 FDM, 폴리젯 등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즉시 출력하는 온디맨드 생산 방식을 구축하며 스마트 공장 혁신을 이끌어간다”고 말했다.
▲ 스트라타시스 최장윤 부장
도면 지능화와 콘텍스트 기반의 설계 혁신
위즈코어의 한명기 AI 연구소장은 ‘설계 생산성 혁신, AI-CAD 기술의 발전과 적용 사례’ 발표를 통해 전통적인 CAD 작업의 비효율을 해소할 대안을 제시했다. 한명기 소장은 “설계 엔지니어가 전체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을 단순 정보 검색과 가공에 소모하는 노동집중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미지 인지 기술과 LLM을 결합한 위즈코어의 차세대 AI-CAD 설루션을 선보였다. 이 설루션은 도면에서 지능적으로 개체와 스펙을 추출해 적산과 자재목록을 자동 생성하는 기술, 실시간 대화로 명령을 안내하는 디자인 어시스턴트, 그리고 스키마 기반 추론으로 도면 제작을 주도하는 디자인 에이전트가 핵심 축이다. 한명기 소장은 이런 기술이 반복되는 수작업을 줄여 설계 생산성의 도약을 이끌 수 있다고 전했다.
▲ 위즈코어 AI 연구소 한명기 소장
디에이건축의 송수헌 선임은 ‘건축 설계와 생성형 AI를 연결하는 법 - AIRender : 프롬프트에서 콘텍스트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송수헌 선임은 생성형 AI를 건축 실무에 이식하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콘텍스트(맥락)’를 꼽았다. 단순한 프롬프트 조합만으로는 사내 조직 고유의 암묵지와 법규, 설계 기준을 담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수헌 선임은 “도구가 진화할수록 차이를 만드는 것은 프롬프트가 아니라 건축가가 쌓아온 콘텍스트”라면서, “AI 시대 건축가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단순 생성을 넘어 지속적인 선택과 판단으로 자신만의 맥락을 쌓아가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AI에게 사내 지침과 검토서를 학습시켜 특화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연속적인 대화와 탐색으로 설계 서사를 완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디에이건축 송수헌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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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