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윈도] 입자 기반 다중물리해석 설루션의 개발과 진화
입자 유동해석 기술과 GPU 컴퓨팅의 도입
필자는 2000년대 초반 전산유체역학(CFD)에 관심이 있어 대학원을 진학하고 관련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연구실에서는 기존에 많이 알려진 해석 기법과는 다르게 입자를 이용한 유동해석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었다.
유체를 격자가 아닌 입자를 활용하여 모델링하는 것은 비정상 상태의 유동해석이나 복잡한 유동을 해석하는데 적합한 방법으로, 해석 결과가 직관적이고 여러 가지 모델을 적용하는데 용이한 방법이다. 다만 각각의 입자에 대해 계산이 이루어지다 보니 연산량이 너무 커서 해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필자가 속한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PI(Message Passing Interface)를 공부하고 리눅스 클러스터(Linux cluster) 환경에서의 해석에 대해 연구하였다. 2대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64대의 리눅스 클러스터를 직접 꾸며 사용하였으며, 이후 학교에 470여 노드의 슈퍼컴퓨터가 생기게 되어 이 장비까지 활용하면서 여러 가지 해석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컴퓨터를 묶어 해석을 하더라도 데이터 통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큰 유동 문제를 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하드웨어와 병행하여 소프트웨어 성능을 올리기 위해서 Domain Decomposition 이나 Fast Algorithm같은 여러 가지 모델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그 때부터는 유동해석보다 HPC(고성능 컴퓨팅)에서의 해석 성능 최적화와 같은 연구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2008년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엔비디아 데이비드 커크(David Kirk) 박사의 강연이 있었다. GPU를 활용하여 연산 처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인 CUDA(쿠다)의 개발 책임자인 커크 박사는 기존의 CPU 연산에 비해 백 배~수백 배의 가속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 당시 우연히 천체물리학에서 주로 N-body 문제를 계산하는 분들과도 알게 되었고, 이미 GPGPU 라는 개념으로 GPU를 활용하여 연산 처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CUDA라는 플랫폼이 개발되면서 C 언어에서 GPU 활용이 보다 용이해져, 다른 분야의 계산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CUDA를 적용하기 위해 용산전자상가에서 20여만 원하는 그래픽 카드를 구매해서 CUDA를 설치하고 개발된 코드를 적용해 보았다. 다행이 병렬 프로그램을 하던 경험이 많아 CUDA 적용에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초기에는 여러 번 실패를 하였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연산을 실행할 수 있었으며, 기존의 HPC보다 훨씬 좋은 성능을 체감하게 되었다.
이후 2009년 CUDA와 HPC 기술과 뉴턴 물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물리 지배방정식의 수학적 공식화에 대한 연구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메타리버테크놀러지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입자 기반 다중물리 해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관련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입자 기반 설계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samadii 시리즈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입자 기반 다중물리 해석 설루션 samadii
메타리버테크놀러지가 개발한 samadii 시리즈는 해석하는 분야에 따라 일반적인 환경의 물리 현상을 해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디스플레이/반도체 공정과 같이 고진공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공정을 해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로 고체 입자의 거동을 해석하는 samadii/dem, 유체 거동을 해석하는 samadii/fluid, 고체에 작용하는 응력 및 변형을 해석하는 samadii/solid, 3D 프린터의 적층 공정을 해석하는 vAMpire가 있다. 다른 한 가지는 고진공 환경에서의 유동해석을 위한 samadii/sciv, 복사 및 전도열전달을 해석하는 samadii/ ray, 전자기장 해석을 위한 samadii/em, 플라스마 생성 및 거동을 해석하는 samadii/plasma가 있다.
samadii/dem
samadii/dem은 6자유도계 운동방정식을 사용하여 입자의 움직임을 결정하고, 개별 입자의 모든 힘을 고려하는 라그랑주(Lagrangian) 방법에 기반한다. 이산요소법(Discrete Element Method)은 구분요소법(Distinct Element Method)으로도 불린다. 많은 입자의 운동과 효과를 계산하기 위한 수치해석 방법이다.
이 방법의 기본적인 가정은 물질이 별개의 분리된 입자들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들 입자는 서로 다른 모양과 특징을 가질 수 있으며, 설탕이나 단백질 결정, 곡물과 같은 저장 사일로(silo)의 대량 재료, 모래와 같은 입상물질, 토너와 같은 분말 재료, 덩어리진 암석 등과 같이 세분화된 불연속 물질의 혼합, 분쇄 등의 입자 거동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브라운 운동을 고려해야 할 정도의 작은 입자부터 광석과 같은 큰 입자에 이르기까지, 해석에 고려해야 할 대부분의 물리적 현상을 반영하도록 설계되었다. 기본적인 접촉력과 중력을 비롯하여 마찰력, 전자기력, 쿨롱력, 점착력, 부력과 항력, Van der Waals력 그리고 브라운 운동과 열영동 효과까지 고려할 수 있다.
samadii/dem은 작은 시간 스텝(time step)을 사용하며 매우 많은 입자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충분히 많은 메모리와 고도의 연산 성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GPU와 HPC 기술을 기반으로 해석을 수행하도록 제작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대규모 입자계 문제를 고속으로 해석함으로써 신뢰성 높은 해석 결과를 제공한다. 또한 다물체동역학, 구조 변형, 전자기장, 유체유동장 해석을 위한 외부 프로그램과의 일방향 및 동시 연성해석이 가능하다.
samadii/fluid
samadii/fluid는 입자 기반의 유체유동해석 소프트웨어이다. 특히, 자유표면이 존재하거나 기체–유체 등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유동 현상 또는 다양한 물리 현상을 해석하는 등 외부 해석 프로그램과의 연성 해석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장점을 가진다.
samadii/fluid는 일반적인 입자 기반의 유체유동 수치해석방법인 SPH(Smooth Particle Hydrodynamics)의 문제점으로 알려져 있는 수치해의 불안정성과 벽면 처리에서의 해의 부정확성 등 필연적인 수학적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SPH의 explicit 기법에 압력장 계산에서 implicit 기법을 적용하여 해의 불안정성 개선하고, 수치해 오류를 증폭시키는 벽면 처리 문제의 개선을 위해 폴리곤 경계처리법 등을 적용하여 기존의 제품에 비해 해의 안정성과 정확도를 개선하였다.
유체의 유동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하는 일반 기계 분야는 물론 세탁기, 식기세척기, 공조기기 등 가전 분야의 설계와 제조 공정 분야 그리고 전기자동차를 시작으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재생 에너지 산업, 원자력 재해 안전 분야 그리고 해양, 토목 분야의 거대 유동 문제 및 화학, 석유, 가스산업 분야는 물론 최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후공정 분야에도 응용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samadii/sciv
samadii/sciv는 DSMC(Direct Simulation Monte Carlo)법을 활용하여 고진공 환경에서의 유동해석을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DSMC는 고진공 유동장의 유체 유동을 해석하기 위해 개발된 확률론적 수치 해석 방법이다. 일반적인 유체 유동 해석은 나비에–스토크스(Navier-Stokes) 방정식을 해석하지만, 희박기체 영역에서는 일반 유체 해석에 사용된 연속체 가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연속체 유체 역학에서 액체 및 기체 상태는 연속 유체를 가정하는 연속 방정식으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속체 가정을 만족하는 유체 조건은 분자의 평균 자유 경로가 매우 짧다. 따라서 분자간 충돌로 인한 운동량의 교환을 점성계수로 나타낼 수 있다. 반면에 진공도가 높아지면 기체의 밀도가 낮아지고, 유체 분자의 평균 자유 경로가 길어지기 때문에 연속체 특성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이러한 조건의 흐름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에 의한 것이 아니라 DSMC에 의해 해석하여야 한다.
정밀 산업 분야의 고 진공 조건(10-⁴~10-⁶ [Pa])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분자의 개수로 나타내면 매우 많은 수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1㎥ 공간에 온도가 300[K]이고, 이때 압력이 10-⁴[Pa]이라고 한다면 분자의 개수는 약 2.5E+16[EA] 개가 존재하게 된다. 게다가 고진공 조건이라 할지라도 국부적으로 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분자의 개수 또한 엄청나게 증가하게 된다.
DSMC는 이렇듯 많은 입자를 해석하기 위해 대표 입자(representative particle)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공간 내의 수많은 분자를 하나의 입자로 모델링하고, 확률분포함수를 사용하여 입자간의 충돌과 이동을 계산하고, 이를 통계 처리하여 공간 내의 압력, 유량, 수밀도 등의 다양한 물리 특성을 파악하게 된다.
samadii/ray
외부의 간섭을 최소화하여 높은 수준의 정확성을 이루기 위해 진공 상태에서의 가공 기술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OLED 공정은 진공 환경에서 재료를 증발시키고 증착하는 공정을 반복 진행하며, 재료에 가해지는 열은 매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 복사 열 전달의 형태로 재료뿐 아니라 모든 장비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재료의 증발뿐 아니라 완성된 OLED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정확한 열 관리는 OLED에 중요하다.
samadii/ray는 이처럼 복잡한 형상에서 정확한 복사 열 전달을 해석 가능한 제품으로 우주항공, 반도체, 전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최적화된 장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samadii/ray는 GPU 컴퓨팅을 기반으로 전도, 대류, 복사 열 전달을 분석한다. 특히, 엔비디아 옵틱스(OptiX)를 활용해 물체의 표면에서 방사되고 흡수되는 복사 열 전달을 모델링한다. 각각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복사 열 에너지는 FEM(Finite Element Method)에 반영되어 내부 열전도를 계산하여 온도 분포를 구하고, 계산된 표면 온도는 복사 열 에너지 계산에 사용하며, 이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열 전달 해석이 진행된다.
samadii/plasma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PCB 제조 산업에서의 플라스마(plasma)는 고진공 챔버 내부에 발생된 이온과 라디칼을 이용하여 표면 처리를 하는 공정에 응용된다. 플라스마 상태에서 발생된 이온들은 각각의 가스 종류와 반응식에 따라서 표면을 깎기도 하며,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적층시키기도 하고, 불순물을 주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공정은 마이크로, 나노 스케일의 고집적 회로를 만드는데 있어서 핵심 기술 중 하나이다.
플라스마는 전자와 이온의 거동에 의해 전자기장이 변화하고 다시 그 효과로 입자의 거동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현상이다. 중성, 이온, 전자의 밀도와 온도 그리고 운동성 차이가 매우 큰 상태로 각각의 입자가 충돌하여 끊임 없이 반응하는 상태를 플라스마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반응은 이온화, 여기 등의 반응과 각종 화학 반응을 수반한다. 입자법에 기반하는 플라스마의 직접 해석에는 천문학적인 연산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이온과 전자의 성질을 표현하도록 모델링된 두 개 이상의 유체로 간주하여 이들이 혼재된 격자 기반 플라스마 유동해석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플라스마를 이루고 있는 기본 요소는 입자이며, 이들 입자간 충돌에 의한 플라스마 반응을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입자법에 기반하는 해석이 필수이다.
samadii/plasma는 GPU에 기반하는 samadii/em의 고속 전자기장 해석 모듈과 입자 기반 희박기체 해석 제품인 samadii/sciv의 연성 해석을 통하여 플라스마 공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공학용 프로그램이다. samadii/plasma는 플라스마를 활용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 과정을 해석하기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 이다. 플라스마 공정 과정의 시각화를 위해 이온과 전자의 입자 거동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정 결과물의 균일도, 공정 챔버 내부의 플라스마 밀도, 온도, 유량 등을 제공하여 플라스마 공정 설계에 도움을 준다.
■ 이 글은 2025년 11월 7일 진행된 ‘CAE 컨퍼런스 2025’에서 발표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서인수
메타리버테크놀러지의 이사로 입자 기반 CAE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HPC나 GPU를 활용한 해석 기술을 바탕으로 희박기체 영역에서의 유동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작성일 :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