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와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 디자이너 린든 네리(Lyndon Neri)가 한국을 찾았다.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통해 네리앤드후(Neri & Hu)의 작품세계와 철학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12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디자인 세미나에서 ‘일(Works)’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린든 네리는 자신이 맡았던 호텔, 미술관, 영화관, 복합 문화 공간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 공간, 인테리어 프로젝트 사례들을 공유했다. / 이예지 기자
네리앤드후는 상하이와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 디자인 듀오이다. 국내에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로 잘 알려진 린든 네리(Lyndon Neri)와 로사나 후(Rossana Hu)는 호텔, 미술관, 영화관, 복합 문화 공간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 공간,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스텔라 웍스(Stellar Work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여러 브랜드의 가구와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네리앤드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린든 네리가 12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디자인세미나에서 건축 프로젝트 사례들을 통해 네리앤드후의 작품세계와 철학, 그리고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건물의 특성을 살려 세련된 건축 공간을 만들다
네리앤드후의 건축물에서는 건물이 가진 특정한 물성을 최대한 살리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린든 네리는 “우리는 스타일이나 건축 자체보다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건축이나 공간의 핵심에 집중한다”면서 “그 핵심을 찾고, 또 어떻게 프로젝트에 구현할지를 생각한 후 클라이언트와 콘셉트를 조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철학을 통해 우리는 더욱 다양한 건축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세미나에서 린든 네리는 한국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인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공간에 들어왔을 때 설화수라는 브랜드가 주는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아시아의 뷰티를 밝히는 등불을 형상화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아주 가느다란 황동 파이프를 촘촘하게 연결해 건물 내부와 외부를 은은한 빛으로 감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지상, 지하에 걸쳐 총 6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린든 네리는 “이 공간은 설화수 브랜드의 스토리와 철학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춘 공간으로 고객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고객들이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설화수라는 브랜드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 네리앤드후가 디자인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사진 : 설화수 홈페이지)
또한 네리앤드후는 중국 상하이의 낡은 건물이었던 ‘워터하우스 호텔’도 재탄생시켰다. 20세기 초 상하이를 점령한 일본군의 본부로 사용됐던 건물을 세련된 호텔로 새롭게 바꾼 것이다. 린든 네리는 “낡은 외벽과 옛 건물의 뼈대를 그대로 사용해 독특한 인테리어를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이에 자사에서는 낡은 구조물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더해 예스러움과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에서 ‘2017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동시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1코노미 DESIGN ECONOMY’를 주제로 점차 늘어가는 1인 가구와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췄다. 1인 가구라는 것은 단순하게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전 생애 주기에 걸쳐 누구나 한때 혼자 살게 되는 시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로 또 같이 사는 삶에 대한 가치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전시관 중에는 네이버와 배달의 민족, 한솔제지 등이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는 전시장 내에 ‘디자인 콜로키움’의 소규모 형태인 ‘미트업(Meet Up)’행사를 열어 네이버 디자이너들의 일하는 방식과 노하우, 실제 프로젝트 사례들을 공유했다. 또한 배달의 민족은 디자인 이코노미, 1코노미라는 주제에 걸맞게 혼자 있는 방인 듯, 훔쳐보는 방인 듯한 공간을 부스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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